음운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9401293
한자 音韻
영어공식명칭 Phoneme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경상남도 김해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목지선

[정의]

경상남도 김해 지역어에서 나타나는 말의 뜻을 구별해 주는 소리의 최소 단위.

[개설]

음운(音韻)은 뜻을 구별해 주는 말의 소리를 의미하는데 보통은 자음, 모음 등의 ‘음소’와 소리의 높낮이, 장단, 강세 등의 ‘운소(韻素)’로 나누어진다. 표준어의 음운 체계를 살펴보면 음소의 경우 자음 19개와 모음 21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운소의 경우는 장단에 의해 말의 뜻이 구별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경상남도 방언의 경우 자음이나 모음의 종류나 변별되는 음운의 개수 등에서 표준어와 차이가 있고 소리의 장단 외에 고저에 의해서도 의미가 변별된다는 점에서도 특이한 면을 보인다. 그러므로 음운은 경상남도 방언의 특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언어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김해 지역 언어의 음소]

음소는 크게 자음과 모음으로 나누어진다. 우선 자음 체계에 대해 살펴보면 표준어의 경우 자음은 예사소리 9개[ㄱ, ㄴ, ㄷ, ㄹ, ㅁ, ㅂ, ㅅ, ㅇ, ㅈ], 거센소리 5개[ㅊ, ㅋ, ㅌ, ㅍ, ㅎ], 된소리 5개[ㄲ, ㄸ, ㅃ, ㅆ, ㅉ]로 총 19개이다. 그런데 김해 언어의 경우 이 19개의 자음 외에 ‘ㆆ’[여린 히읗]이 하나 더 있다. ‘ㆆ’[여린 히읗]은 뒤에 이어지는 예사소리를 된소리로 발음 나게 하고, 유성음[모음이나 ‘ㄴ, ㅁ, ㅇ, ㄹ’] 사이에서는 탈락한다는 특징이 있으며, 비단 김해 언어에서만 쓰이는 특징적인 음운은 아니고 경상남도 방언에 두루 그 쓰임이 나타난다. 그리고 김해 지역 음운의 가장 큰 특징은 김해 동부와 서부가 ‘ㅅ’과 ‘ㅆ’의 변별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ㅆ’의 발음 여부는 낙동강 본류를 기준으로 달라지는데 낙동강에 인접한 김해시 한림면 일부, 김해시 생림면, 양산시 상북면, 김해시 대동면에서는 ‘ㅆ’이 제대로 발음되지 않는 반면 김해시 진영읍, 진례면, 장유동 등에서는 자연스럽게 발음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다음으로 모음 체계를 살펴보면 표준어의 경우는 모음의 경우 단모음 10개[아, 어, 오, 우, 으, 이, 애, 에, 외, 위]와 이중모음 11개[야, 여, 요, 유, 얘, 예, 와, 워, 왜, 웨, 의]로 나누어진다. 단모음이란 발음을 할 때 혀의 위치나 입의 모양에 변화가 없는 모음을 의미하고, 이중모음은 변화가 있는 모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김해 언어를 포함한 경상남도 방언의 모음 체계는 표준어에 비해 단순하다. 김해 언어에서는 ‘외, 위’가 이중모음으로 발음되므로 단모음에서 제외되고, ‘에’와 ‘애’, ‘으’와 ‘어’가 구분되지 않고 중간음으로 발음된다[중간음을 표기할 방법이 없으므로 ‘에’와 ‘애’의 중간 발음은 ‘에/애’로, ‘으’와 ‘어’의 중간 발음은 으/어’와 같이 표기한다]. 그렇기 때문에 김해 언어의 단모음은 ‘아, 으/어, 에/애, 오, 우’ 총 6개라 할 수 있다.

이중모음은 단모음에 짧은 ‘이’나 ‘우’가 덧붙어서 발음을 할 때 입 모양이나 혀의 위치가 변하는 모음을 말한다. 예를 들어 ‘아’의 앞에 짧은 ‘이’가 덧붙어 ‘야[이+아〉야]’로 발음되거나 ‘어’의 앞에 ‘우’가 덧붙어 ‘워[우+어〉워]’로 발음되는 것이다. 김해 지역에서는 이중모음 ‘여’가 자음과 결합했을 때 단모음인 ‘에/애’로 발음되거나 ‘워, 와’가 ‘아, 오’로 발음되는 경우가 많았다.

예) 청맹하고 청맹하고[청명하고 청명하고] 좋던 날이 우연히 노성백락[뇌성벽력]을 뚜드리고 / 맨 날 멫일을[몇 날 며칠을] 연구를 해 가지고

요고만큼씩 띠 가지고 살도 팔아 바까 묵고[=요고만큼씩 떼어 가지고 쌀도 팔아서 바꾸어 먹고] / 쌀로 싹싹 일어가 물로 한 접시 더 붓는 기라[=쌀을 싹싹 일어가지고 물을 한 접시 더 붓는 거야]

[김해 지역 언어의 운소]

운소는 말의 뜻을 구별해 주는 소리의 높낮이, 강세, 길이 등을 의미한다. 동일한 형태로 된 말이라 해도 발음을 할 때 음소의 길이나 높낮이를 달리 해서 다른 의미를 나타낼 수가 있다. 표준어에서는 ‘눈[眼]’과 ‘눈[雪]:’처럼 소리의 길이가 운소의 기능을 한다. 중세 시기의 우리말에는 성조, 즉 소리의 높낮이로도 말의 뜻을 구별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근대 시기로 들어오면서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성조가 소멸되었고, 경상도와 함경도, 강원도 일부 지역에만 성조가 남아서 의미를 변별해 주는 기능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남한에서는 경상도 방언만이 아직 성조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경상도 방언 안에서도 성조의 기능은 차이를 보인다.

김정대[2000]에서는 김해 지역어를 전형적인 성조 방언으로 분류했는데 이는 성조에 의해 다양한 어휘가 변별되는 언어를 의미한다. 김해에서는 ‘깨다[바위를 깨다]/깨다[잠을 깨다], 매[매를 때리다]/매[매가 날다], 벌[벌을 받다]/벌[벌에 쏘이다], 밤[밤이 깊다]/밤[밤을 따다], 눈[눈이 아프다]/눈[눈이 내리다], 줄[줄이 끊어지다]/줄[줄로 자르다]’ 등이 성조에 의해 의미가 구별된다고 보았다.

[김해 지역 언어의 음운 현상]

김해 지역의 음운 현상의 특징을 보면 다른 경상 방언과 마찬가지로 ‘ㅣ’모음 역행동화, 구개음화, 어두 경음화, ‘ㄴ’ 첨가 현상 , ‘아〉애’ 변화 등 경상남도 방언의 특징적인 음운 현상이 두루 나타난다. 그 중 몇 가지를 예를 들어 보이면 다음과 같다.

1. ‘ㅣ’ 모음 역행동화 : 뒤에 있는 모음 ‘ㅣ’가 앞 모음에 영향을 끼쳐 ‘아, 어’ 등이 ‘애, 에’ 로 바뀌는 현상으로 이것이 더 진행되어 고모음인 ‘ㅣ’로 바뀌는 고모음화도 일어난다.

차리다 〉 채리다, 두루마기 〉 두루매기, 버리다 〉 베리다, 소나기〉소내기

구덩이 〉 구뎅이 〉 구디, 달덩이 〉 달뎅이 〉 달딩이, 먹이다〉 멕이다 〉 믹이다

2. 구개음화 : 표준어에서는 구개음이 아닌 ‘ㄷ, ㅌ’이 ‘ㅣ’ 모음과 결합하면 구개음인 ‘ㅈ, ㅊ’으로 변하는 현상을 의미하는데 김해 지역에서는 이 외에 ‘ㅎ’이 ‘ㅅ’으로, ‘ㄱ’이 ‘ㅈ’으로 발음이 되는 구개음화도 일어난다.

굳이 〉 구지, 겉이 〉 거치, 엉겁결에 〉 엉겁질에, 기름 〉 지름, 계집 〉 제집, 혀 〉 쎄, 음흉하이 〉 음숭하이, 흉측하다〉 숭축하다, 형님〉 성님

3. ‘어’ 완전동화 : ‘우’로 끝나는 어간 뒤에 결합하는 어미 ‘어’가 ‘우’로 바뀌는 현상이다.

주[줍다] + 어서 〉 주우서, 부[붓다] + 어도〉 부우도, 꾸[굽다炙] + 어라〉 꾸우라

4. ‘아〉애’ 변화 : ‘아’가 ‘애’로 발음되는 현상

얼마든지 〉 얼매든지, 만들다 〉 맨들다, 마누라 〉 마누래, 중참 〉 중챔, 치마 〉 치매, 독사〉독새

5. 전설모음화 : ‘ㅅ, ㅈ’류 자음이나 ‘ㄹ’ 뒤에서 ‘으’가 ‘이’로 바뀌는 현상이다

쓰다 〉 씨다, 무슨 〉 무신, 벼슬 〉 베실, 그리다 〉 기리다, 모르다 〉 모리다,

6. 원순모음화 : ‘ㅁ, ㅂ’류 뒤에 오는 ‘으’가 원순모음인 ‘오, 우’로 바뀌는 현상이다.

팔[腕] 〉 폴, 먹다 〉 묵다, 밟다 〉 볿다, 고프다 〉 고푸다

7. ‘ㄴ’과 ‘ㄹ’ 탈락 현상 : ‘살다, 말다’가 명령문의 간접화법을 나타내는 ‘-으라고’와 결합 시 ‘살라고, 말라고’가 아니라 ‘사라고, 마라고’로 실현되며, ‘열다’에 ‘-더니만’에 해당하는 ‘디만’이 결합할 때도 ‘ㄹ’이 탈락한다. 그리고 ‘ㄴ’이 탈락되는 현상도 있다.

그 집으로 묵고 사라고. / 생각하지 마라고 / 문을 턱 여디마는

오니께〉오이께, ~하니〉 하이, 넣고〉여코,

8. 그 외 : ‘오르다’의 경우 ‘아’와 결합했을 때 ‘올라’가 아니라 ‘올로’로 실현되고, ‘오다’의 경우도 ‘아’와 결합했을 때 ‘와’가 아니라 ‘오’로 실현되는 경우가 많았다.[올로 옷꺼든 / 올로 오디마는 / 그래 집에 오 보이께네] 또 ‘들어가다’의 경우 음운이 축약되어 ‘드가다’의 형태로 실현되었다.[다시 드갈 틈이 없는 기라 / 그래 드갔다. 드가이께네]

[참고문헌]
등록된 의견 내용이 없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