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용구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9401303
한자 慣用句
영어공식명칭 Idiom
이칭/별칭 관용어,관용표현,익은말,숙어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경상남도 김해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목지선

[정의]

경상남도 김해 지역 사람들에게 습관적으로 굳어진 형태로 쓰이는 비유적인 표현.

[개설]

관용구(慣用句)는 둘 이상의 단어가 결합하여 만든 구 혹은 절을 만든 것으로, 결합된 두 단어의 뜻 그대로 해석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의미를 갖는 관습적인 표현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직설적이거나 사실적인 의미로 해석되지 않고, 비유적인 의미로 해석되며, 다소 과장적인 표현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관용구는 보편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모두 그 뜻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하며, 짧은 표현 안에 그 의미가 효과적으로 드러날 수 있으므로 함축적이고 간결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김해 지역의 관용구]

관용구는 넓은 의미로는 속담·고사성어·금기어·길조어·수수께끼·비유어·은어 등 관습적인 표현들을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라 할 수도 있고 좁은 의미로는 숙어만을 지칭하기도 한다. 관용구는 관습성과 보편성을 가지므로 한 개인에 의해 창작된 표현이라기보다는 우리의 삶 속에서 오랜 기간 사용되면서 일정한 의미를 획득하고, 생명력을 유지해 왔기 때문에 일상생활이나 문화와도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러므로 관용구를 살펴보면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나 사고, 문화적 특성 등을 엿볼 수 있다.

김해 지역어에서도 한국 사람들에게 보편적으로 쓰이는 관용구가 있는가 하면, 경상도 지역, 혹은 경상남도 지역에 두루 쓰이는 관용구도 있고, 김해 지역을 중심으로 특이하게 쓰이는 관용구도 있다. 『한국구비문학대계』 등 지역어 조사에서 김해 지역 편 설화에 나타나는 관용어들을 몇 가지 제시하면 아래와 같다.

- -은 요랑하다 : -로 치다. [사실은 그렇지 않지만] 그렇다고 생각하다.

내가 안 온 요랑하고, 이만치 사이끼네, 그래 내가 가야 되겠다.[=내가 안 온 걸로 치고, 이만큼 [잘] 살고 있으니까 내가 가야 되겠다.]

* ‘-을 요랑하다’는 ‘-을 것이라 생각하다/계획하다’의 의미로 쓰인다.

지 하나 희생당할 요랑하고 나는 어떤 사람한테도 아버지 빛만 책음질라 카먼 따라가겠십니더[=저 하나 희생당할 생각하고, 나는 어떤 사람한테도, 아버지 빚만 책임져 주면 따라가겠습니다.]

- 시장이 반찬이다 : 배고플 때 먹는 밥이 가장 맛있다.

시장이 반찬이라. 어뜨큼 맛이 있는지, 그 밥을 한 그륵 다 뭈다.[=시장이 반찬이라. 어찌나 맛이 있는지 그 밥을 한 그릇 다 먹었다.]

- 쎄가 빠지다[=혀가 빠지다] : [혀가 빠질 정도로] 매우 힘들고 어렵다. 사력을 다하다

석유를 한 동이 빽돌려치구로 부우 놓고 마 불로 한아름 지놓고 쎄가 빠지도록 아래 넘어갔던 고개 만데이로 념어오이께녀,[=석유를 한 동이 삥 돌려서 부어 놓고 불을 한 아름 붙여 놓고 사력을 다해 엊그제 넘어갔던 고개 꼭대기를 넘어 오니까]

- 딸로/딸을 치우다/치아다 : 딸을 결혼시키다.

막상 그 집에는 딸을 치아는뎨 잔치 일로 정해 놓고 일거리가 꽉 찼거든.[=막상 그 집에는 딸을 결혼시키는데, 잔칫날을 정해 놓고 일이 아주 많거든.]

- 손톱 발톱 밑에 흘 안 옇고 살다 : 힘든 일 하지 않고 편안하게 잘 먹고 잘 살다

이걸 가져가면 당신 멫 천대꺼진도 손톱 발톱 밑에 흘 안 옇고 묵고 살꺼이까네[=이걸 가져가면 당신 몇 천 대까지도 손톱, 발톱 밑에 흙 안 넣고 먹고 살 거니까]

- 부애가 나다[=부화가 나다] : 화가 나다

어찌기 부애가 나는지 부시깨이로 쌔리 패노이께네[=얼마나 화가 나는지 부지깽이로 때려 패 놓으니까]

- 돈을 물 씨듯이 쓰다 : 돈을 물 쓰듯이 쓰다. 돈을 낭비하다

참 돈 씨기로 물 씨듯이 씨고, …… 이 돈이라 카는 것은 하루 몇 천 냥 몇 백 냥 카는 것도 간 곳이 없이 썼는기라.[=참, 돈 쓰기를 물 쓰듯이 쓰고 …… 이 돈이라 하는 것은 하루에 몇 천 냥, 몇 백 냥도 간 곳이 없이 쓴 거야.]

- 펄쩍 뛰다 : 억울한 일을 당하였을 때 놀라며 아주 강하게 부인하다.

임마 이놈이 펄쩍 뛰거든. “절대 너거 아부지가 그래 안 했다.”[= 이놈이 펄쩍 뛰거든. “절대 너희 아버지 그리 안 했다.”]

- 산이 짙다 : 산이 깊다

옛날에 호랭이가 살고 있던 호랭이 굴인데 지금도 그 산이 짙어요.[=옛날에 호랑이가 살고 있던 호랑이 굴인데 지금도 그 산이 깊어요.]

- 집똥 겉다[=짚동 같다] : 집채만 하다. 덩치나 규모가 아주 크다

사람의 체격은 얼마 안 되는데, 이 구리이가 되가 난 뒤에, 이놈은 마치 가당차이 집똥겉이 크거든[=사람의 체격은 얼마 안 되는데 그 구렁이가 되고 난 뒤에, 이놈은 마치, 가당치 않게 집채만큼 크거든]

- 해꿎이 하다 : 해코지하다. 남을 해치고자 하다.

나와서러 뭐 해꿎이 할까 싶어서러 지 동네 사람도 겁을 내가 이래간 안된다고[=나와서 무슨 해코지를 할까 싶어서 자기 동네 사람도 겁을 내서, 이래 가지고는 안 된다고]

- 불티 겉다 : 불같이, 불똥같이. 매우 빠르게

살림이 불티겉이 대번 일어 가지고 부자가 됐는데[=살림이 불같이 단숨에 일어 가지고 부자가 됐는데]

- 배가 일어나다 : 배가 부르다, 배가 부르게 되다.

배가 인자 일어났다. 일어나이, “배가 부르이 인자 숨 좀 수겠다.”[= 배가 이제 불렀다. 부르니까 “배가 부르니 이제 숨 좀 쉬겠다.”]

- 상다리가 뿔라지다 : 상다리가 부러지다. 음식을 상에 아주 많이 차려 놓다

소판에 개다리상에다가 상다리가 뿔라지도록 채리 가지고 왔더라.[=작은 판에 개다리상에다가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음식을] 차려 가지고 왔더라.]

- 청도하리에 불 안 뜨는 한이 있더라도 : 청동화로에 불을 안 때는 한이 있어도, 아주 중요한 일을 하지 않는 한이 있더라도

오늘은 청도하리에 불을 안 뜨는 한이 있더라 한데도 딴 사람을 시기 놓고 가입시더.[=오늘은 청동화로에 불을 안 때는 한이 있더라 해도 다른 사람한테 시켜 놓고 갑시다.]

- 손톱도 얄랑 안 하다 : 손도 까딱하지 않는다.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지는 손톱통 얄랑 안하는 기, 넘의 것만 까묵고 돌아대이는 놈이라[= 자기는 손톱도 까딱하지 않는 게 남의 것만 까먹고 돌아다니는 놈이라]

- 세상을 베리다 : 세상을 버리다. 돌아가다. 죽다

옛날에 한 사램이 친정 아부지가 세상을 배리서, 이우지 있는데, 왔다가 갔다가 이러는데[=옛날에 한 사람이 친정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이웃에 왔다가 갔다가 이러는데]

- 보골이 나다/ 보골[보골] 먹다 : 화가 나다 = 뿔따구 나다

아적을 굶은께 올매로 보굴[화가]이 날끼고. “선생님, 온 아칙에 보걸 자셨지요?” 이라이께 선행이 얼마나 뿔따구 났던지[=아침을 굶었으니 얼마나 화가 나겠나? “선생님, 오늘 아침에 화가 나셨지요?” 이러니까 선생이 얼마나 화가 났던지]

- 어랫도리가 어둡다 : 다리에 힘이 없다

이 남애 이기 아랫도리가 어둡어 가지고 범한테, 범이 그 두로마저 자 무우뿌야 깨끔하고[=이 남자 이게 다리에 힘이 없어 가지고 범한테, 범이 그 둘을 마저 잡아먹어 버려야 깔끔하고]

- 애를 터주다/터자다 : 매우 속상해 하다. 속을 끓이다

아깨는 애를 그래 터자디마는, 인자는 그래 절로 하고 하는 이유가 뭐꼬?[=아까는 그렇게 속상해 하더니만 이제는 그렇게 절을 하는 이유가 뭐야?]

- 마지매를 가다 : 마중을 가다

해가 져도 안 오고, 저물도 안 오시거든. 안 오시이 어띠이 기가 차든지 며느리가 어린애를 업고 마지미를 가거든.[=해가 져도 안 오고, 저물어도 안 오시거든. 안 오시니 어떻게나 기가 차든지 며느리가 어린애를 업고 마중을 가거든.]

- 손이 거칠다 : 손버릇이 안 좋다. 도벽이 있다.

그 아버지가 손이 좀 거치던 모양이라.[=그 아버지가 도벽이 좀 있던 모양이야.]

- 우사를 하다 : 비웃음과 놀림을 받다

사돈네 집에 가서 이리 대 우사를 하면, 내가 명이 질고 잘 산다 카는 걸, 그 소리를 듣고 우리 아부지가 이런 실수를 저질렀구나.[=사돈댁에 가서 이리 큰 비웃음을 받으면 내가 명이 길고 잘 산다 하는 걸, 그 말을 듣고 우리 아버지가 이런 실수를 저질렀구나.]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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