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경상남도 김해시 지역에 있는 낮고 저평한 넓은 지형.

[개설]

평야는 해발 고도가 낮고 기복이 작거나 거의 없는 넓은 땅을 의미하며, 산지에 비해 토지 이용의 제약이 적고 농경에 유리하여 일찍부터 인간 생활의 주요 터전이 되어 왔다. 평야는 형성 과정에 따라서 크게 침식[구조] 평야와 퇴적 평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 중 우리나라의 주요 평야는 대부분 후자에 해당한다. 퇴적 평야는 특별히 충적 평야[alluvial plain]라고도 일컫는데, 주로 이는 최종 빙기[지금으로부터 약 3만 년 전부터 1만 년 전까지의 지질 시대] 동안 형성되었던 고하천들의 침식곡이 이후 해수면 상승과 지표 퇴적 활동에 의해 매적되며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대하천 하류부를 따라 발달하는 주요 평야의 대부분은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치며 형성되었다. 원래 충적 평야는 침수가 빈번한 저습지로서 제방이나 배수 시설이 갖추어진 오늘날에도 집중 호우 시에는 수해를 자주 입는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넓고 평평한 용지를 제공하는 한편 저습지로서 물의 확보와 사용이 유리하기 때문에 일찍부터 농경지로 이용되어 왔다.

[토지 이용]

해안에 인접한 하구 지역을 제외하고서 대부분의 충적 평야는 하천의 범람에 의해 형성되며, 이를 지형학적으로 범람원[flood plain]이라고 한다. 그리고 범람원은 다시 그 형태와 구성 물질의 차이에 따라 자연 제방과 배후 습지로 구분된다. 하천 양안으로부터 인접하여 다소 높은 지형을 이루는 자연 제방은 모래 또는 자갈 퇴적물로 이루어져 하천의 수위가 상승하여도 쉽게 침수되지 않고 배수 또한 잘 되므로 일찍부터 취락이나 밭, 과수원이 입지하였다. 자연 제방 배후로는 자연 제방보다 수 m 고도가 낮은 배후 습지가 나타나는데 이곳은 점토와 실트 등의 세립질 퇴적물이 주를 이루며 하천 수위가 높아지는 시기에는 쉽게 침수되고 배수가 용이하지 않아 자연 상태에서는 습지를 형성하는 경우가 잦다. 다만 배후 습지는 매립 내지 제방을 축조하며 물 사용에 편리한 이점을 활용하여 주로 논으로 개간되어 왔다.

오늘날에는 수리 시설의 발달로 토질에 따른 토지 이용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우나, 과거 김해평야와 진영평야 등의 대규모 지역에서는 벼가 재배되는 곳과 과수가 재배되는 지역의 구분이 비교적 뚜렷이 나타나기도 하였다. 특히 환금성이 좋은 상품 작물에 대한 수요가 늘며 토질에 상관없이 시설 재배 방식이 증가하며 이와 같은 구분이 사라지기도 하였다.

[김해의 평야]

김해 지역 일대에는 낙동강에 연하여 크고 작은 규모의 평야들이 여러 곳에서 발달하고 있다. 특히 김해 인근에서는 낙동강 주변의 지표 기복이 작아지는 한편 유량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범람의 규모가 커져 대규모의 범람원이 형성되었으며, 이를 개간하여 오늘날 평야의 모습을 이루게 되었다. 대표적으로는 현재 김해시와 부산광역시에 걸쳐 발달하고 있는 김해평야와 진영읍 일대의 진영평야, 한림면 시산리 일대를 중심으로 한 한림들, 생림면 생철리와 마사리 일대의 생림들 등이 있다.

김해평야는 낙동강 하구 삼각주 지형에 발달한 충적 평야로서, 과거 김해시의 강동과 부원동까지 들어왔던 만(灣)이 낙동강의 토사로 메워져 형성된 것이다. 진영평야는 주천강이 낙동강에 유입하는 합류부 지점에 넓게 형성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홍수기 동안 낙동강과 같은 대하천의 범람은 본류에서보다 지류 하천의 합류부 지점에서 지류 하천의 양안을 따라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화포천을 따라 발달한 한림들, 안양천을 끼고 발달한 생림들이 모두 이와 같다. 대신 한림들과 생림들은 지류 하천의 규모가 작고 주변 공간이 협소하여 진영평야에 비하면 적은 규모를 이루고 있다. 한편 한림면에 위치한 화포천습지는 낙동강 하류부에 형성된 배후 습지성 호소로, 개간 이전의 자연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현재는 홍수 예방과 용수 공급, 습지적 가치의 보존을 위해 일부 구역이 보호·관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