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영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9401308
한자 題詠
영어공식명칭 Composing a poem on a given theme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경상남도 김해시
시대 조선/조선
집필자 김현진

[정의]

경상남도 김해 지역의 유물·유적과 승경 등을 정해진 제목에 따라 읊은 시가.

[개설]

제영(題詠)은 정해진 제목에 따라 읊거나 읊은 시가(詩歌)를 말한다. 제영의 소재는 지명·산천·누정·사찰·승경·관청·왕릉·유물·유적 등 다양하다. 이러한 소재를 대상으로 읊은 시를 제영시(題詠詩)라고 한다. 김해 지역 제영의 경우 『김해읍지』[1929년 간행]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산·강·단체·지역·나루·누정·다리·개인 묘(墓)·사찰·산성·시내·역원·왕릉·유배인·호수·전함·팔경 등 크게 17종류의 제목에 총 135수의 작품이 실려 있다. 이 가운데 누정 제영시는 11곳 58수로 가장 많다. 특히 가야사를 간직한 김해 지역의 특성상 수로왕릉(首露王陵)에 대한 제영시도 14수를 비롯해, 김해 지역 승경으로 8곳을 정한 「금릉팔경(金陵八景)」 24수 및 김해 지역 대표 유적지 8곳을 정한 「금릉팔적(金陵八蹟)」 8수가 주목된다. 제영시의 형식은 7언 절구와 7언 율시가 압도적이다.

[제영 대상과 작가들]

제영을 남긴 작가는 김해부사를 비롯해 김해 지역을 방문한 벼슬아치, 유객(遊客), 지역 유림 등의 문인이다. 제영 대상과 제영시 작가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누정

만장대(萬丈臺)는 분성산 정상부에 있는 대로, 흥선대원군이 지어준 이름이다. 배전(裴▼(文+典)), 허훈(許薰)이 시를 남겼다.

미금헌(美錦軒) 제영시는 김해부사 권복(權馥)과 허전(許傳)이 지었다.

범방대(泛舫臺)는 서낙동강의 지류인 조만강이 휘감는 현 부산광역시 강서구 녹산동 사구마을에 있으며, 도처형(都處亨)의 시가 있다.

봉황대(鳳凰臺)는 김해시 봉황동금관가야 지배 집단의 취락지로, 노수용(盧壽容)과 허인(許▼(衤+寅))이 읊었다.

산산대(蒜山臺)는 김해 대동[현 부산광역시 사상구]에 있는 마늘처럼 생겼다고 마늘산이라 부르는 곳이다. 조이추(曺爾樞)·김남수(金南粹)·조구령(曺九齡) 등이 읊었다.

산해정(山海亭)김해시 대동면 주동리에 있는 남명 조식(曺植)을 배향한 신산서원에 있는데, 허겸(許▼(山+兼)), 노우수(盧禹壽)가 읊었다.

연자루(燕子樓)김해읍성 안을 흐르는 호계(虎溪) 위에 지은 김해의 대표 누각이다. 작가로 주열(朱悅)·정몽주(鄭夢周)·맹사성(孟思誠)·맹석흠(孟碩欽)·맹주세(孟冑世)·허전(許傳)·신복하(申復夏)·김득배(金得培)·김건수(金建銖)·임익상(任翼常)·맹세형(孟世衡)·정현석(鄭顯奭)·배전(裴▼(文+典))·김감(金勘)·이학규(李學逵)·이행(李荇)·조심(曺深)·정숙조(鄭䎘朝) 등이 있다. 한편 『김해읍지』에 실린 작품 외에도 개인 문집들에 실린 작품을 포함한 총 58명 작가 99수의 연자루 제영시를 분석한 연구 논문에 의하면, 김해 연자루 제영시 주제는 대체로 가야 흥망 회고나 역사에 대한 비감을 토로하고 있다. 즉 김해 연자루의 공간적 의미는 가야사(伽倻史) 회고처이다. 그 외 전녹생(田祿生)과 옥섬섬이란 고려 시대 관원과 기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내용도 약간 나타난다.

월파정(月波亭)을 읊은 작가로 전녹생·정몽주·정이오(鄭以吾)·권근(權近)·김종직(金宗直)·유균(禹均)·송득사(宋得師) 등이 있다. 한편 김해시 진영읍 신용리에 있는 조선 전기 문인 김극검(金克儉)[1439~1499]의 만년 은거지가 월파정인데, 읍지에 실린 작가들의 생몰년을 보면 김극검 훨씬 이전의 고려 말 인물들이 있다. 월파정이 고려 말에도 있었는지 아니면 읍지 기록이 오류인지 모르겠다.

초선대(招仙臺)는 초현대(招賢臺)라고 하며, 김해시 안동에 있다. 조이추(曺爾樞), 노사정(盧思程) 등이 읊었다.

함허정(涵虛亭)김해객사 후원지이다. 조식·정박원(鄭璞園)·서증보(徐曾輔)·유여각(柳汝恪)·김경(金璥)·정창시(鄭昌詩)·조즙(趙濈)·박홍미(朴弘美) 등이 읊었다.

2. 수로왕릉

수로왕릉금관가야의 시조 수로왕의 능으로, 납릉(納陵)이라고도 한다. 김해부사 권복(權馥)을 비롯해 심이석(沈履錫)·조준(趙浚)·신복하(申復夏)·김현로(金顯魯)·유득공(柳得恭)·소응천(蘇凝天)·김학순(金學淳)·허형(許珩) 등이 읊었다.

3. 사찰

감로사(甘露寺)는 안유(安裕)와 이견간(李堅幹), 구암암(龜巖庵)은 조식조이추(曺爾樞), 이세사(離世寺)는 곽여(郭輿), 금강사(金剛寺)는 서거정(徐居正)이 읊었다.

4. 산과 봉우리 및 강

구지봉(龜旨峯)은 허겸과 배전, 타고봉(打鼓峯)은 허겸과 조이극(曺爾極), 칠점산(七點山)은 현 부산광역시 강서구 대저1동에 7개의 점을 찍어 놓은 듯했다는 산으로, 배전과 노사정(盧思程)이 읊었다. 황산강(黃山江)은 김해 대동과 부산광역시 북구 화명동 부근의 삼차강(三叉江) 위까지의 낙동강을 가리키며, 김극기(金克己)와 강혼(姜渾)이 읊었다.

5. 기타

지방의 생원과 진사들이 각 고을에 설립한 자체 협의 기구인 사마소(司馬所)는 조식이 읊었다. 조선 말 김해를 방문한 소회를 담아 송병선(宋秉璿)은 「김해술회(金海述懷)」를 남겼다. 나루터와 관련하여 낙동강 수로를 통한 서울 왕래 기점인 김해시 생림면의 도요진(都要津)은 김종직(金宗直)이 읊었고, 낙동강 해양원(海陽院)이 있던 뇌진(磊津)은 유중영(柳仲郢)이 읊었다. 금천교(金川橋)는 배전이 읊었고, 김극검의 묘를 김종직이 읊었다. 분산성은 조석환(曺錫桓)이 읊었고, 호계는 배전이 읊었다. 김해에서 양산으로 가는 길에 있는 황산원(黃山院)은 김극기(金克己)가 읊었다.

6. 금릉팔경(金陵八景)

「금릉팔경」은 김해의 승경 8곳을 선정해서 읊은 것으로, 김해부사 김건수(金建銖)[1790~1854]가 처음 명명하였다. 팔경은 타고청월(打鼓晴月)·남포어화(南浦漁火)·삼차풍범(三叉風帆)·죽도연운(竹島烟雲)·연루원조(燕樓遠眺)·함허노우(涵虛露藕)·구지석람(龜旨夕嵐)·호계낙조(虎溪落照)이다. 김건수는 각 승경당 2편씩 지어 총 16수를 남겼다. 또 허염(許焱)도 8수를 남겼다.

7. 금릉팔적(金陵八蹟)

「금릉팔적」은 김해의 주요 유적지 8곳을 선정해 읊은 것으로, 허의(許扆)[1814~?]가 처음 명명하였다. 허의의 자는 성한(成翰), 본관은 김해이며, 1834년(순조 34) 생원시에 합격하였다. 허의가 선정한 ‘팔적’은 파사탑(婆娑塔)·분성대(盆城臺)·연자루(燕子樓)·구지봉(龜旨峯)·가락릉(駕洛陵)·장유암(長遊庵)·타고봉(打鼓峯)·초선대(招仙臺)이다.

[의의와 평가]

『김해읍지』 제영은 김해를 대표하는 연자루·함허정·초선대 등의 누정, 수로왕릉, 사찰, 구지봉과 칠점산, 나루 등 가야사를 포함한 김해의 역사를 담고 있는 문화 공간을 보여 주며, 이 공간을 노래한 제영시는 문학성과 문화 공간의 의미를 파악하게 한다. 특히 김해를 대표하는 승경을 꼽은 팔경(八景)과 대표 유적을 선정한 팔적(八蹟)은 문화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참고문헌]
등록된 의견 내용이 없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