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94013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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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文學 |
영어공식명칭 | Literature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경상남도 김해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정미진 |
[정의]
경상남도 김해 지역에 기반을 둔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언어와 문자로 표현한 예술.
[개설]
김해 지역의 문학은 김해 지역에서 태어났거나 김해 지역에 창작적 기반을 둔 문인[작가]이 창작한 작품과 김해 지역을 대상[내용]으로 창작된 문학을 일컫는다 하겠다. 그러나 이를 명확하게 경계 짓기는 쉽지 않다. 공간적인 측면에서도 일제 강점기의 김해는 1978년 부산광역시로 편입된 대저동·명지동·가락동·녹산동 지역을 포함하고 있어, 현재의 김해 지역과는 차이가 있다.
[일제 강점기의 김해 문학]
김해 지역 근대 문학의 출발은 1920년대 중반이라고 할 수 있다. 김해 지역에 거주했던 아동들과 청년들이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등의 신문 매체와 문예 잡지를 통해 독자 투고의 형식으로 시, 시조, 동시, 산문 등을 발표하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김남배[시 「당신을 생각하고」], 박복순[시 「꿈의 백조」 외], 이연순[시조 「잡음」], 황석대[시조 「심송」] , 구왕삼[동시 「샘물」 외] 등이 ‘김해’ 지역을 명시하여 작품 활동을 하였다. 그러나 대체로 일회적인 것이어서 문인으로서의 활동으로 이어진 경우는 많지 않다.
일제 강점기 김해 지역 문학의 자리에서 중요한 인물은 김대봉(金大鳳)이다. 1908년 김해군 북내동[현 김해시 회현동]에서 태어나 김해공립보통학교[현 동광초등학교]를 졸업하였다. 이후 부산과 평양 등지에서 학업을 하였고, 서울과 김해에서 의사로 일하였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본명과 ‘김포백(金抱白)’이라는 필명으로 1927년 9월 13일 『조선일보』의 학생 문예란에 시 「농부의 노래」를 발표한 이후 의사로 활동하면서도 각종 일간지와 잡지에 시와 동시, 소설, 평론 등을 발표하는 등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쳤다. 김정기, 김정균 등과 함께 1938년 창간된 『맥』 동인으로 활동하였으며, 같은 해에는 시집 『무심』을 출간하였다. 소설에는 「연애의 청산」[『신동아』5, 1932. 2] 외 3편, 평론에는 「신흥 동요에 대한 편견」[『조선일보』, 1931. 11] 등이 있다.
한편 정진업(鄭鎭業)[1916~1983]은 김해시 장유동에서 태어났으며, 시인, 연극인, 언론인, 교사 등 다방면의 활동을 하였다. 1939년 『문장』지에 단편 소설 「카츄-사에게」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으나 이후에는 주로 시를 발표하였다. 1941년 11월 23일 『매일신보』에 아동극 「만년필」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광복 이후의 김해 문학]
일제 강점기에서 해방기에 이르는 동안 꾸준히 문단에서 활동을 한 정진업은 1948년에 첫 시집 『풍장』[시문학사]을 발간하였고, 1953년에 두 번째 시집 『김해평야』[남광문화사, 1953]를 출간하였다. 이후에도 시집과 산문집[『정진업 작품집』1, 『정진업 작품집』2], 번역서[『시와 아나키즘』, 1983]을 출간하면서 왕성하게 활동하였다. 특히 시집 『김해평야』는 고향인 김해에 대한 애착과 전쟁 직후 민중들의 삶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또한 전후 세대로 분류되는 소설가 김동립은 1928년 김해시 장유동에서 태어났다. 1959년 단편 소설 「영웅」[『사상계』]으로 등단하였고, 1964년 소설집 『주인 없는 성』을 발간하였다. 그러나 이후에는 작품 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5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활동을 했기에 발표한 작품이 많지 않지만 “당대를 꿰뚫는 첨예한 문제 의식과 이를 소설화” 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해 출신 시인인 안장현[1928~2003]은 1956년 창간된 한글 전용 문학 운동지인 『한글문예[한글문학]』의 발행과 편집을 맡았으며, 시집 『어안도』[1957]를 상재하며 데뷔하였다. 이후 『내 가슴에 흐르는 샘은』[1960], 『모래 위의 시』[1966], 『우리 위에 한줄기 빛이 있다면』[1979] 등의 시집과 수필집 『사랑은 파도를 넘어』[1959] 외 4권을 출간한 바 있다.
김해에서 출생하지는 않았지만 김해에 거주하며 김해문인협회 조직에도 크게 기여한 바 있는 전기수[1928~2003]와 김성홍[1933~2009]도 김해 문단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이다. 전기수는 1959년 『현대문학』에 시 「봄비」 등으로 추천을 받아 문단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으로 『기원』[1963], 『잔설』[1966], 『봄 편지』[1971] 등이 있다. 김성홍은 1965년 『현대문학』에 단편 소설 「박제의 독수리」와 「망향 이후」 등이 추천되어 데뷔하였다. 이후 김해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 「갈꽃 먹는 섬」[1975] 등을 발표하였다.
김윤식[1936~2018]은 김해시 진영읍에서 태어났다. 1962년 『현대문학』에 평론 「문학방법론 서설」과 「역사와 비평」이 추천을 받아 등단하였다. 이후 『한국근대문예비평사연구』[1973], 『근대한국문학연구』[1973]와 같이 한국의 문학과 관련한 세밀한 자료 섭렵과 폭넓은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한국 문학을 정리하는 작업들을 하였다. 뿐만 아니라 『이광수와 그의 시대』[1986], 『염상섭 연구』[1987], 『임화 연구』[1989] 등 비평적 전기 연구를 하기도 하였다. 생전 출간한 200여 종의 저서는 한국 문학 전반에 대한 해석과 평가를 다루고 있다.
1942년 김해시 진영읍에서 태어난 김원일(金源一)은 1966년 대구 『매일신문』의 매일문학상에 단편 소설 「1961년 알제리아」, 이듬해인 1967년 『현대문학』 제1회 장편 소설 공모에 「어둠의 축제」가 각각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이후 「어둠의 혼」[1973], 「노을」[1978], 「미망」[1982], 「마당깊은 집」[1988]과 같이 분단이라는 역사적 비극과 가족사를 바탕으로 다룬 소설을 발표하는 한편 6·25전쟁 시기의 한국 사회를 형상화한 『불의 제전』[1980], 「겨울골짜기」[1987] 등의 소설을 발표하였다. 특히 김원일은 해방기와 6·25전쟁 시기 김해의 모습을 소설로 담아내었는데 그것은 김원일 자신의 가족사와도 관련을 맺는다. 김원일의 아버지는 김종표로 광복 이후 남로당 경남도당 부위원장직을 맡아 좌익 활동에 적극 가담한 인물이다. 이와 같은 아버지의 행적으로 인해 김원일과 남은 가족들은 경제적 궁핍은 물론 경찰의 감시 대상이 되어 고문과 위협에 시달리는 고난을 겪어야 하였다. 따라서 「기나긴 세월」, 「울산댁」과 같은 소설에 등장하는 김원일의 고향 진영읍은 사회주의자 아버지의 부재, 어머니와 가족의 수난이라는 기억과 결합되어 형상화된다. 『불의 제전』에는 1950년 1월에서 10월까지의 시간적 배경을 두고 진영을 중심으로 서울, 평양에 이르기까지 동시대 현실이 핍진하게 그려지고 있다.
[문학 작품 속 김해]
근현대 문학 속에서 김해 지역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을 찾을 수 있다. 최인호의 역사 소설 『제4의 제국』[2006]과 김재영의 소설 「꽃가마배」[2007]는 고구려, 백제, 신라와 함께 한반도에 번성했던 가야와 가야 시대의 인물을 다루고 있다. 『제4의 제국』은 일본 천황족의 뿌리가 가야 제국과 연계되어 있음을 밝히는 역사 소설이며, 「꽃가마배」는 결혼 이주민 여성 등 다문화 사회의 현실적인 문제를 가야 수로왕(首露王)과 허황옥(許黃玉)의 결혼 이야기와의 교차 서술을 통하여 반성적으로 접근하게 한다.
한편 소설가 김정한은 김해 지역과 인물을 다룬 몇 편의 소설을 발표하였는데. 「옥중회갑(獄中回甲)」[1946]과 「설날」[1947]은 김해 출신의 사회주의 운동가 노백용(盧百容)과 그 일가를 중심으로 민족 국가 건설에 대한 전망을 다루고 있다. 「수라도」[1969]는 김해를 비롯한 낙동강 연안 농촌을 배경으로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 집안의 ‘가야 부인’을 통해 우리 민족의 비극적 현실을, 「어떤 유서」[1975]는 동시대 김해를 배경으로 국가 발전이라는 명목으로 권력자들에게 토지를 침탈당하는 농민들의 현실을 보여 준다.
「어둠의 혼」과 『불의 제전』과 같은 김원일의 작품들에서 김해시 진영읍은 “이데올로기적 대립의 최전선”, “전쟁과 분단이 가져온 우리 민족의 비극을 오롯이 담지한 공간”으로 형상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