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지역 아동 문학의 전개와 특징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9400019
한자 金海 地域 兒童 文學- 展開- 特徵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경상남도 김해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정미진

[정의]

경상남도 김해 지역 아동 문학의 흐름과 특징.

[개설]

김해 지역 아동 문학의 흐름과 특징을 일제 강점기에 발표된 동시, 아동극, 아동 산문으로 나누어서 살펴본다.

[김해 지역 아동 문학의 출발]

김해 지역 아동 문학은 일제 강점기 한국의 소년운동이 전성기를 맞았던 1920년대 중반을 출발 시점으로 볼 수 있다. 주로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의 일간지와 『어린이』, 『신소년』 등의 아동 문학 잡지에 발표된 아동 문학 작품을 통해 그 흐름과 성격을 파악할 수 있다. 이들 매체는 일제 강점기 한국 아동 문학의 장으로서 그 역할을 다했는데 별도의 아동란과 문예란을 통해 기성 작가들이 작품을 발표하는 것은 물론 독자 투고란 등을 통해 독자들이 아동 문학 창작에 참여할 수 있는 지면을 마련하였다. 또한 문예 작품 현상 공모를 통해 아동 문학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투고자의 이름 옆에 투고자의 소속 지역이나 단체가 기입되어 있어 지역 아동 문학의 흐름과 특성, 활동 등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김해 지역에서도 여러 투고자들이 잡지와 신문을 통해 아동 문학 작품을 발표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시기상으로는 1920년대 중반부터 1930년대 초반에 집중되어 발표되었으며, 김해 지역의 학생이 발표한 작품이 주를 이루는 한편 김해 지역에 연고를 둔 기관이나 단체에 소속된 문사들이 ‘김해’라는 지역명을 내걸고 작품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김해 지역 동시의 전개 과정]

김해 지역 아동 문학은 동시에서 가장 활발하였다. 일제 강점기 아동 문학의 흐름이 그러하듯 김해 지역 동시 역시 두 가지 흐름으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는 『어린이』와 『아이생활』, 『동아일보』를 중심으로 하는 이른바 ‘천사 동심주의’ 시이다. 이들은 순수한 동심을 표명하는 동시들이다.

김해 지역 출신으로서는 처음으로 박경인이 동시 「참새님」[1926. 5. 31]을 『동아일보』에 발표했으며, 이후 조문환의 「적은 내」[1926. 11. 7]와 「저녁 하늘」[1926. 11. 11], 박두인의 「거미는 잠자네」[1928. 8. 7], 김해공립보통학교[현 김해동광초등학교] 학생 배영희의 「비 오는 밤」[1930. 1. 2], 고동성의 「김장」[1930. 12. 3]이 『동아일보』를 통해 발표된 동시들이다. 다음은 일제 강점기라는 시대적 상황과 함께 아동들이 처한 현실을 비판하거나 계급적 차원에서 현실에 접근하는 현실주의 아동 문학 작품들이다. 특히 1909년 김해에서 태어난 구왕삼은 김해 노동야학교 교사 시절부터 이후까지 『동아일보』를 통해 동시 「샘물」[1928. 7. 22], 「불이 낫네」[1928. 8. 1], 「이내 별」[1928. 8. 2], 「병아리」[1928. 8. 11], 「달밤의 놀애」[1928. 8. 27]를 발표하였다. 황대생과 김종대는 소년문예운동의 중심 매체였던 『신소년』에 동시를 발표하였다. 황대생의 동시는 「병드는 농사」[1931. 2], 「떡방아」[1932. 1] 등 5편, 김종대의 동시는 「농학박사」[1931. 3], 「불자지」[1931. 7] 등이 있다.

일제 강점기 김해 지역의 동시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에 놓이는 것은 김대봉(金大鳳)이다. 의사이자 시인으로 잘 알려져 있으나 1920년대 말부터 1930년대 초까지는 여러 편의 동시와 동시에 관한 평론을 발표한 아동 문학가이기도 하다. 김대봉은 『동아일보』에 10편, 『매일신보』에 4편, 『어린이』에 2편, 『아이생활』에 5편 등 여러 매체를 통해 동시를 발표하였으며, 전체 21편의 동시를 발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에 쓴 동시는 주로 순수하고 밝은 동심과 상상력을 드러내는 경향을 보이는 작품으로 「가을밤」[『동아일보』, 1929. 10. 20], 「우박」[『동아일보』, 1930. 1. 1], 「강변의 달밤」[『매일신보』, 1931. 11. 27] 등이 있다. 부재에 대한 결핍으로서 안타까움과 쓸쓸함의 정서를 드러내는 동시도 많다. 작품으로는 「지난 생각」[『동아일보』, 1929. 12. 5], 「나루배」[『동아일보』, 1930. 12. 15], 「남쪽 바다」[『아이생활』, 1932. 4] 등이 있다. 또 한편으로는 「아버지 손을 보고」[『어린이』, 1932. 6]와 같이 고통스러운 현실을 반영하는 현실주의적 경향의 동시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보리피리」[『동아일보』, 1932. 2. 27]는 자연과의 친연성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동시로, 김대봉의 대표작으로 평가받는다.

[김해 지역 아동극의 전개 과정]

김해 지역 아동극에서 정진업(鄭鎭業)은 독보적인 위치에 놓인다. 시인이자 연극인, 언론인으로 잘 알려져 있는 정진업이지만 아동극 1920년대 중반부터 1930년대 초반까지 여러 지면을 통해 발표되었던 김해 지역 아동 청소년들의 문학 작품은 오랜 기간 공백을 가졌다. 그러던 중 일제 말기인 1941년 『매일신보』에 정진업이 「만년필」을 3회 연재[1941. 11. 23, 11. 30, 12. 7]하면서 이어진다. 광복 이후에도 정진업은 「병든 나무」[『소년세계』5, 1952. 11], 「개미와 비둘기」[『소년세계』23, 1954. 5]와 같은 아동극을 발표하였다.

「만년필」은 만년필 도난 사건과 이것이 해결되는 과정을 통해 용서와 화해, 우정의 의미를 강조한다. 그러나 작품이 발표된 시대적 배경과 관련하여 “일제의 내선일체(內鮮一體)의 시책에 부응하는 국민연극으로 이 아동극을 읽을 수 있다”[박경수, 261쪽]는 여지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동 문학사에서 정진업의 아동극의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정진업의 아동극의 첫 번째 특징은 의인화된 식물과 동물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 의인화는 주로 교훈적인 주제를 전달하기 위한 교육적 효과를 위한 장치로 이해될 수 있다. 「병든 나무」의 경우 제목이 시사하듯 전쟁으로 인해 황폐해진 국토와 자연을 보호하자는 교훈을 병든 나무를 통해 전달한다. 「개미와 비둘기」는 이기적인 인간을 표상하는 사냥꾼과 서로를 아끼고 은혜를 잊지 않는 의인화된 동물을 통해 은혜를 아는 인간이라는 교훈을 제시한다. 정진업 아동극의 두 번째 특징은 종합예술인 극의 특징 중에서 특히 배우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강조된다는 점이다. 전쟁 직후의 참혹한 현실을 그대로 극으로 옮기기보다는 아동의 순수한 동심이 지켜지기를 바라는 의도에서 예술성을 중시했던 것이다. 극의 등장인물이 함께 부르는 노래는 극에 흥미를 부여하고 주제를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

정진업의 아동극은 “아동들이 사회적 인간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밑거름을 근간으로 삼고 있”으며, “정진업의 아동극에서 나타나는 교육적인 메시지는 의도적인 목적에 의해서 창작된 것이 아니라 극이 갖추어야 할 문학성과 예술성을 조화시켜 놓은 것”[김봉희, 176쪽]이다.

[김해 지역 아동 산문의 전개 과정]

김해 지역에서 아동 청소년이 발표한 산문에는 김해사립합성학교[현 김해합성초등학교] 학생 김홍석이 『동아일보』에 발표한 「봄 구경」[1926. 5. 27], 김해사립합성학교 학생 박두인이 『어린이』지에 김해 시골 마을의 평화롭고 쓸쓸한 가을의 정경을 묘사한 「새벽」[1927. 10]이 있다. 또한 황대생이 『신소년』에 수필 「고향(故鄕)을 차저」[1931. 4]와 「농촌(農村)의 아침」[1931. 5]을, 김종대 역시 같은 지면에 「농촌의 석양」[1931. 7]을 발표하였다.

짧은 기간이나마 김해공립보통학교 교사로 재직했던 김남주는 『동아일보』를 통해 활발하게 작품을 발표한다. 동시를 비롯한 시조 8편과 함께 8편의 동화 작품을 발표하였다. 1926년에 「두 가지의 선물」[1926. 1. 26~29, 4회] 외 5편, 1928년에 「별들이 하는 말」[1928. 1. 1] 외 1편이 있다. 김남주의 동화에 대해 박경수는 1926년에 발표한 동화 작품들이 이야기로서의 리얼리티 부재, 구성의 단순함, 우연과 초월적 상상에 의존하는 결말 등 아쉬움이 있다고 평가한다. 반면 1928년에 발표된 두 편의 동화의 경우 “우의적인 이야기로 바뀌면서 주제도 인간의 보편적 윤리의식을 강조하는 데에서 사회의식과 결부되는 쪽으로 바뀌게” 되었으며, “우연과 초월적 상상에 의한 문제 해결보다 알레고리(allegory)에 의한 우의적인 이야기의 형식을 선택한 것이 동화 창작의 변화와 진전을 이룬 것”이라고 평가한다.

한편, 시인이자 의사인 김대봉은 스물한 편의 동시를 남길 정도로 아동 문학에 대한 관심도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1931년 『조선일보』에 발표한 「신흥동요에 대한 편견」[1931.11.1~3]과 『조선중앙일보』에 발표한 「동요비판의 표준」[1932. 1. 18~19], 『중앙일보』에 발표한 「동요단 현상의 전망」[1932. 2. 22]과 같은 비평을 통해 자신의 동시관을 뚜렷하게 밝힌 바 있다. 「동요비판의 표준」에서 김대봉은 동시를 평가할 때의 기준, 동시의 구성 및 제재 등 동시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드러낸다. 김대봉은 “동시는 아동의 ‘생활 내용’과 ‘계급적 감정’에 따라 다르게 창작된다. 그래서 이 두 가지로 구성된 동시는 ‘아동 교화에 대한 발전성과 사회적 임무에 대한 역할성’ 따위의 여러 조건에 따라 비판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다. 또한 비평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바 아동 문학에 대해 김대봉은 “형식 인식 쪽에서는 그 무렵 주류를 이루었던 일반적인 상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지만, 내용 인식 쪽에서는 나라 안팎으로 소용돌이쳤던 계급주의 문학권의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해 지역 아동 문학의 흐름과 특징]

김해 지역의 아동 문학은 동시대 한국 아동 문학과 그 흐름을 같이 하고 있다. 김해 지역 아동 문학은 1920년대 중반부터 1930년대 초반까지 동시대 주류 아동 문학 잡지였던 『어린이』, 『신소년』을 비롯한 주요 일간지인 『동아일보』, 『매일신보』 등의 지면을 통해 발표되었다. 장르적으로는 주로 동시에 집중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시기 동시는 순수 동심을 표명하는 작품[박경인·박두인·조문환·배영희·고동성]과 현실주의적 작품[구왕삼·황대생·김종대]으로 양분된다. 시인이자 의사였던 김대봉의 경우는 21편의 동시와 3편의 아동 문학 비평을 발표하면서 아동 문학 작가로서 꾸준히 작품을 발표한다. 김대봉이 발표한 동시는 밝은 동심과 서정성을 표현하는 작품과 사회성 및 현실성을 강조하는 동시와 비평 등 변화를 보여 준다. 김대봉과 함께 김해 지역 아동 문학을 대표하는 정진업은 1941년 아동극 「만년필」을 발표함으로써 1932년 이후 공백기였던 김해 지역 문학의 흐름을 잇는다. 「만년필」의 내용과 관련하여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광복 이후에도 꾸준히 아동 문학 작품을 발표하여 김해 지역 아동 문학에서는 중요한 자리에 놓인다.

김해 지역의 아동 문학과 관련하여 아동 문학 작품이 대체로 일시적이고, 개별적인 것에 머물렀으며, “먼 시기 가야의 역사를 품고, 김해평야의 벌판과 갈대숲, 바다를 낀 김해 지역의 역사성과 장소성을 잘 형상화한 아동 문학 작품들을 만나기 어렵다”는 것이 한계로 언급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일제 강점기라는 시대적 상황과 ‘지역’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아동 문학 매체에 관심을 표명하는 한편, 아동 문학 작품을 창작하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아동 문학 작품을 발표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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