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94000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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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農民- 豐饒- 進永-祝祭, - |
분야 | 문화·교육/문화·예술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
지역 | 경상남도 김해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남기민 |
[정의]
경상남도 김해시에서 특산품인 단감을 홍보하고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열리는 향토 특산품 축제의 의의와 변천.
[개설]
단감은 김해 지역의 특산물로, 1927년 요코자와[橫澤]를 비롯한 일본인들이 진영읍 중부와 신용리에서 시험적으로 재배한 것이 시초이다. 1998년 재배 면적이 18.3㎢로 정점을 이루었지만 2021년 9.1㎢로 절반 정도 감소하였다. 하지만 김해 지역은 연평균 기온이 14℃로 단감이 재배되기에 알맞으며, 가뭄의 피해도 적고 일조량이 많은 지역으로 여전히 한국의 단감 총 생산량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경상남도 김해시에서 진영단감축제가 처음 개최된 것은 1985년 10월이다. 경상남도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단독 농산물 축제이며, 초기에는 진영읍 지역민의 축제로 시작하였으나 점차 확대되어 단감 전시회, 단감 품평회와 같은 ‘진영단감’의 탁월성을 엿볼 수 있는 프로그램과 축하음악회, 단감가요제, 사생대회 등 다양한 부대 행사를 갖추고 있다. 또한 지역에서 생산되는 단감을 홍보하고 판로를 확대하여 지역 경제의 활력을 북돋우는 축제로 거듭나고 있다.
[단감 묘목, 진영에 뿌리 내리다]
1927년 요코자와가 김해군 진영읍[현 김해시 진영읍]에서 첫 재배를 시작하였는데, 식물학자 요시다[吉田]·사토우[佐藤]·히가미[氷上]가 신용리 654-1번지에 100그루 가량을 시험적으로 재배하면서 본격적으로 진영단감의 재배가 시작되었다. 김해시 농업기술센터는 신용리에 단감의 재배 역사를 간략히 기술한 시배지 알림판을 세워 진영이 한국에서 단감 시배지임을 알리고, 그 위상을 공고히 하였다.
김해시 진영 지역은 연평균 기온 14℃를 유지하고 있어 따뜻한 지방에서 자라는 과실인 단감을 재배하기에 알맞다. 또한 단감의 주요 재배지를 감싸고 있는 산은 남쪽에서 부는 해풍이나 태풍 따위를 막아준다. 토양 또한 수분을 보존하는 능력이 뛰어나 가뭄 피해도 비교적 적은 편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서리가 내리는 시기가 늦고 일조량이 풍부하여 단감의 생육에 유리하며, 그로 인해 나무의 뿌리가 넓고 깊게 분포되어 있다. 김해 진영에서 생산되는 단감은 햇빛을 많이 받고 자랄 수 있는 생육 환경 덕분에 당도가 높고 색깔이 진하며, 비타민 C를 포함하여 칼슘·철분·무기질·구연산·섬유소 등 각종 영양소를 다량으로 함유하고 있다.
진영단감은 1927년에 처음 재배되고 난 뒤 점차 생산 면적을 넓혀가 1990년대에는 김해시 전체 과수 면적의 90% 이상을 차지하였고, 생산량 또한 전체 과수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하였다. 단감의 품종도 부유·서촌조생·상서조생·스나미·이사하야·송본조생부유 등 다양하게 육성하고 있으며 계속하여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는 데 힘쓰고 있다.
[과학적 지원으로 품질을 향상하다]
1994년에 경상남도 농업기술원 산하에 단감연구소를 설치하였다. 신설할 때의 명칭은 ‘김해단감시험장’이었고, 1998년에 ‘단감시험장’으로 명칭이 변경되었으며, 2003년에 지금의 ‘단감연구소’로 개칭되었다. 경상남도 농업기술원의 특화 연구소인 단감연구소는 고품질의 단감 생산과 소비 확대를 위한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우량의 신품종 육성, 수출 단감 품질의 고급화, 수확 후 관리 기술의 향상, 기능성 가공 기술의 개발 등에 힘쓰고 있다. 이러한 목표가 달성된다면 단감의 품질 경쟁력이 높아지고, 저장력 또한 증진되어 단감 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 나아가 단감의 시장이 국내로만 한정되지 않고 세계로 뻗어나가 한국 농산물의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단감연구소의 기구는 육종과 재배 이용으로 그 분야가 나뉘어져 있고, 각 영역의 전문 인력들이 담당하고 있다. 연구소에는 7만 666㎡의 토지에 시험포와 농로, 연구실 등이 조성되어 있다.
지구의 온난화로 인해 기온이 높아지면서 단감을 재배할 수 있는 지역은 점차 넓어지는 추세이지만 잦은 이상 기후의 발생으로 안정적인 재배가 어려워짐에 따라 단감연구소는 새로운 품종의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단감연구소는 꾸준히 신품종 개발의 결실을 맺고 있으며, 올누리·단누리·감누리 등을 포함하여 17종의 신품종을 육성하는 데 성공하였다. 조생종인 올누리는 수꽃이 피지 않는 품종이라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하다. 중생종인 단누리는 씨가 적어 소비자가 먹기 편한 품종이며, 과실의 모양 또한 단정하다. 감누리는 말랭이용[곶감] 떫은 감 품종이다. 감말랭이를 제조할 때 떫은맛이 잘 빠지고 과육에 반점이 생기지 않아 색과 광택, 그리고 식감 모두 뛰어나다.
단감연구소는 신품종의 개발 외에도 생력 비용 절감 재배 기술의 개발, 고품질 안정 생산 기술의 개발, 병해충 방제 기술의 개발, 단감 수확 후 관리 기술의 개발 및 현장 기술의 적용 등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다. 2020년에는 ‘단감 품종 국산화’를 위해 단감 주산지에 있는 농협 15개소와 업무 협약[MOU]을 체결하여 신품종 보급에 적극적으로 노력하였다. 또한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원예 농산물의 특성을 고려하여 2009년에는 수출용 저장 단감의 유통 기간을 연장하기 위한 선도 유지제를 개발하여 특허 등록을 하였고, 2019년에는 단감뿐만 아니라 다양한 원예 농산물에도 적용할 수 있는 신선도 유지 기술을 개발하여 특허 등록하였다. 이 기술을 적용했을 때 기존에 비해 신선도 유지 기간을 3배 연장할 수 있다. 이러한 선도 유지 기술을 통해 단감을 비롯한 수출 농산물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하였다.
이 외에도 동해(凍害)를 입은 단감을 이용하여 아이스 와인을 개발하거나 항산화 효과가 있는 카테킨 함량이 높은 단감 신초 차를 개발하였다. 또한 단감의 건강 기능성을 활용하여 단감 소스를 개발하는 등 고부가 가치 단감 가공품을 개발하여 단감의 대중화와 특성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와 같은 다양한 공로를 인정받아 단감연구소는 2021년 농업과학기술유공부문 전문연구실상을 수상하였다.
[조합도 만들고, 축제도 열고]
단감조합은 생산자들의 협업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단감의 유통 가공 수출 등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설립되었다. 1930년 이전에 이미 진영과수조합운영[임의 단체]이 있었고, 1934년에는 단감영농조합이 결성됨에 따라 2만 7656주에서 181.4톤의 단감이 수확되었다. 광복 이후에는 4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만큼 단감의 재배가 더욱 확대되었다. 경남단감원예농협의 연혁에 따르면 1959년 7월 1일 진영단감협동조합이 설립[농정 제2080호]되었다. 이후 1989년에 진영단감농업협동조합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가, 1993년에 경남단감농업협동조합으로 개칭되었다. 지금은 2000년에 개칭된 경남단감원예농업협동조합의 명칭을 유지하고 있다.
FTA의 체결 및 확대로 농산물의 수입량이 예전에 비해 크게 증가하면서 2008년 기준 연간 1인당 4.3㎏ 소비되던 단감이 2018년에는 1.8㎏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농민들은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단감의 해외 시장 개척은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되었다. 1990년대 초반에는 생산된 단감이 국내 시장에서 충분히 소비될 수 있었기 때문에 수출에 대한 필요성이 크지 않았으나 국내 시장이 협소하여 생산자 간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으므로 경남단감원예농협은 해외 시장으로의 진출을 모색하였다. 2009년 1,570톤, 2010년 1,790톤, 2011년 2,112톤의 수출을 달성하면서 단감의 수출 시장은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캐나다, 미주, 영국 등으로 점차 확장되었다. 특히 잔류 농약 심사 기준이 까다로운 유럽 시장에 진출하였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또한 2020년에는 국내 최초로 일본에 6톤[1만 5000달러] 상당의 단감을 수출하였다. 한국이 단감을 처음으로 도입한 일본에 역수출한 것이므로 의미 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단감조합은 단감의 시장 확대와 농가의 체계적 관리, 기술 개발, 가공품 개발 등 농가의 소득 안정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단감의 수출이 국외로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노력이라면 단감축제는 국내 시장을 겨냥한 노력이다. 김해시 진영단감축제는 김해 지역의 대표적인 지역 특화 축제이며, 경상남도에서 가장 역사가 오랜 농산물 제전(祭典)이다. 1985년 10월 25일부터 27일까지 진영청년회의소의 주최로 개최된 ‘진영단감제’가 시초이다. 이후 1988년에 진영단감제전위원회가 구성되어 진영읍의 전 지역민이 참여하게 되었고, 1993년 9월에는 군 단위 제전위원회가 구성되어 전 군민이 참여하는 ‘김해진영단감제’로 개최되었다. 1995년 7월에는 김해시와 군이 통합되면서 다시 ‘진영단감제’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2023년 현재까지는 김해 진영단감축제위원회에서 축제를 주최하고 있다. 진영단감이 10월 하순에서 11월 초순에 수확되므로 단감축제는 수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시기인 매해 11월 초순에 열린다. 축제에서는 ‘단감’을 주제로 하여 다양한 행사를 벌이고 있다. 축제는 신에게 농사의 풍년 및 시민의 안녕을 기원하고 행사의 시작을 고하는 고유제로 시작되어, 각종 초청 공연을 비롯하여 어린이 사생대회, 청소년 예술제 경진대회, 단감 퀴즈 등이 이어진다. 단감 따기와 같은 체험 행사 등도 펼쳐져 지역민의 활발한 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며, 관광객의 유인 또한 이끌어내고 있다. 진영단감축제에서는 각종 프로그램을 비롯하여 단감 생산자들의 단감 판매도 이루어지고 있는데, 단순히 그해 수확된 단감만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것은 아니다. 축제를 찾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단감으로 만든 가공품을 상품화하여 판매하기도 한다. 감말랭이, 단감즙, 단감 식초, 단감 퓌레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제36회[2020], 제37회[2021] 진영단감축제는 판매 행사만 드라이브 스루 형태로 개최하였고, 제38회[2022] 역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국가 애도 기간으로 인해 축하 공연 없이 전시·체험·판매 행사만 실시하는 것으로 축소하여 개최하였다.
[풍요로움 속에 드리운 그림자]
단감은 1990년대 김해시의 과수 재배 면적과 생산량 대부분을 차지하는 과일이었으나 1990년대 후반부터 점차 비중이 줄어들어 2021년 기준으로 9.1㎢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이는 1998년 18.3㎢였던 것에 비하면 절반으로 줄어든 수치이다. 생산량 역시 1997년 2만 3901톤이었던 것에 비해 2021년 1만 2507톤에 불과하여 재배 면적이 축소됨에 따라 절반 가까이 줄어든 모습을 보인다. 특히 김해시에서 2011년부터 산딸기와 블루베리, 2014년부터는 아로니아를 생산함에 따라 단감 생산량 축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때는 김해시가 전국 최대 단감 산지였으나 현재는 인근 지역인 창원시에 최대 산지 지위를 넘겨 주었다.
단감은 예전의 명성만큼은 아니지만 재배 농가 수가 898호에 이르는 만큼 여전히 많은 김해 시민들에게 일터를 제공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김해의 특산물이다. 단감 산업의 위축을 타개하고 단감 소비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와 변화의 흐름 속에 단감의 새로운 품종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고, 단감을 활용한 가공 제품이 생산되면서 단감의 부흥이 가능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