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9401206
한자 民俗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지역 경상남도 김해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한양하

[정의]

경상남도 김해 지역에서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민간의 전통문화와 생활 습속.

[개설]

김해 지역의 민속은 금관가야의 오랜 역사와 김해평야의 농경 문화를 바탕으로 김해 지역민들의 삶에서 민간 신앙과 민속놀이, 세시 풍속과 평생 의례, 노래와 이야기로 풍요로운 문화를 형성하였다.

[김해의 민간 신앙]

김해의 민간 신앙은 마을 공동체 신앙과 가정 신앙으로 나눠진다.

마을 공동체 신앙은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비는 민간 신앙으로 마을의 수호신에게 제의를 올리는 신앙이다. 새해 정월 대보름에 마을의 당산신이나 산신에게 제의를 올리는데 마을 풍물패의 음악과 굿이 연행되었다. 제의를 마치면 마을 사람들이 모여 음복을 하며 마련한 음식을 나누어 먹었다. 음복은 신물을 나누어 먹는 것으로 신의 축복을 체화하는 의미가 있었으며, 음악과 굿의 연행은 마을 축제로 공동체의 결속감을 강화하였다. 마을 공동체 신앙으로 당산제는 마을의 신목이나 신석이 있는 곳에 제의를 올리는 것으로 경상남도 김해에서는 장유 태정마을 당산제, 진영 회나무 당산제, 천곡리 이팝나무 당산제, 망천1구 당산제, 성포마을 당제 등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요즘은 마을 이장이 중심이 되어 당산제를 간단히 지내고 있다. 김해의 토착 신앙으로 마애 석불이 산재해 있는데 화강암 절벽이나 바위에 마애불을 새기고 지역민들과 무속인들이 치성을 올린 곳이다. 김해에는 초선대 마애불, 구산동 마애불, 봉화산 마애불, 초전리 미륵불이 유명하다. 곳곳에 산재한 마애 불상들을 통해 현실의 고통을 덜고 내세의 평안을 기원하였던 사람들의 간절함을 짐작할 수 있다.

각 가정에서는 가정의 안녕과 화목을 기원하기 위해 집안 곳곳에 있는 가신들을 모시고 의식을 올리는 가정 신앙이 있었다. 김해 지역민들 또한 모든 곳에 신이 깃들어 있다는 자연관을 바탕으로 집안에는 조상신, 조왕신, 성주신, 세존신, 칠성신, 용왕신 등을 모시고 정월 대보름이나 절기에 따라 비손을 하였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생활 문화가 급격하게 바뀌어 가신을 모시는 풍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조상신은 시준할매, 시조단지할매라 부르는 여성신으로 가정의 화목과 자녀의 소원 성취, 가사의 풍요를 관장한다. 조왕신은 부뚜막신, 조왕각시,조왕할매라 하며, 부엌을 관장하는 화신(火神)이다. 성주신은 집을 지을 때 상량식을 거행할 때 집안의 마루에 좌정하는 남성신이다. 작은 단지에 벼나 쌀, 직사각형으로 접은 한지를 넣었으나 요즘은 신체 없이 모시는 건궁성주가 일반적이다. 가옥의 안전을 기원하는 제의는 현대 사회에서도 건축물의 기공식이나 준공식에서도 고사의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 그 외에도 수명과 제물, 복을 관장하는 칠성신, 우물에 있는 용왕을 모시는 용왕먹이기 등도 전하고 있다. 김해 지역에는 단오에 새미치기를 하였는데 자기 집의 우물물을 다 퍼내고 나면 공동 우물을 치는데, 앞산에 솔가지를 꺾어와 새끼에 끼워 우물에 금줄을 두른 뒤 좋은 물이 나오도록 비손하였다.

[김해의 민속놀이]

민속놀이는 마을 민속놀이와 개인 민속놀이로 나눌 수 있다. 김해 지역에서 전승되는 마을 민속놀이로는 삼정동 걸립치기, 유하걸궁치기, 진례 신월농악 등 정초 지신밟기와 줄땡기기 같은 것이 있다. 또 태종산 칠석희(七夕戲)의 씨름과 석전놀이는 남성의 성년식 놀이이다.

삼정동 걸립치기김해시 삼정동에 전하는 정초 지신밟기 놀이이다. 정월 대보름에 당산제를 지내고 나서 집집마다 다니며 액을 물리치고 복을 비는 지신밟기를 하였다. 현재는 삼정동걸립치기보존회가 구성되어 연행을 하는데 기수, 잽이, 잡색으로 구성된다. 석전놀이는 물가에서 돌을 던지며 노는 놀이이다. 신년맞이 입사 의례로 성인식으로 이어졌다가 투석군이라는 군인을 선발하는 성인식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김해 지역의 석전놀이는 4월 초파일부터 연습하여 단옷날에 하는 것이 특징이다. 석전놀이는 현재는 ‘석전놀이보존회’가 결성되어 우리나라 전통문화로 자리잡게 되었다. 2009년 6월 제35회 경남민속축제 최우수상을 받았으며, 2010년 한국민속축제 은상을 수상하였다. 김해 줄땡기기는 ‘줄다리기’ 놀이이다. 정월 대보름 의례로 마을 단위의 줄땡기기를 마친 다음 달집태우기로 이어졌는데 김해 지역은 시내뿐만 아니라 진영읍, 한림면 등 읍면 지역에서도 줄땡기기를 해 왔다. 1924년 2월 20일 『동아일보』에는 김해에서 2만여 명의 군중이 참여하여 줄땡기기를 하였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에도 마을의 풍속과 한해 풍년을 기원하는 백성들의 놀이는 계속되었다고 볼 수 있다.

김해시 진영읍 태종산 칠석희는 씨름 놀이의 연원을 알 수 있는 민속놀이이다. 매년 칠월 칠석날 알촌 사람들은 깃대를 높이 들고 북을 울리며 태종산에 올라 신에게 제사를 지내고 아래로 내려와 씨름을 하였다고 전한다. 태종산 칠석희는 태종신께 제를 올리는 의례인데 제의에서 놀이로 씨름이 열렸음을 알 수 있다. 김해시 유하동에 전승되어 오는 유하걸궁치기는 정월 대보름 당산제를 지내고 집집마다 농악을 연주하며 지신을 밟은 놀이이다. 70여 년 전 장유암(長遊庵)의 칠성각 신축을 계기로 확장해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유하걸궁치기의 특징은 길굿의 가락과 성주굿의 구체적 묘사에 있다. 또 김해시 진례면 신월리에 전승되는 진례 신월농악은 일제 강점기에 끊어졌으나 광복 후 1946년 상쇠 심일문을 시작으로 하여 3대 상쇠로 보존되어 왔다. 2010년 김해농악보존회를 결성하여 각종 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연행의 특징으로 놀이패가 마을을 돌기 전에 진례천에서 개고랑굿을 하는데, 이는 물의 신을 맞이하여 지신으로 옮겨가는 양상을 담아내고 있다.

[김해의 평생 의례]

평생 의례는 사람이 한평생을 살아가며 겪는 여러 단계별 의례나 절차라고 할 수 있다. 평생 의례는 일생 의례라고도 하는데, 한 개인에 국한되어 행하는 것이 아니라 한 개인을 사회의 성원으로 인정하며 지위를 부여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공동체 사회 구성원으로 화합하는 의례이다.

출생 의례는 산전, 산후, 육아 시기에 행하는 의례로 아이의 건강과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례이다. 삼신에게 음식상을 마련하여 감사를 드리고 산모와 아기의 안정을 위한 행동 금기, 음식 금기 등을 지키도록 하였다. 성장 의례는 아기의 성장에 따라 삼칠일, 백일, 돌잔치가 있다. 아기가 태어난 지 100일째 되는 백일에는 삼신상을 차려 감사함을 고하고, 1년이 되는 돌에는 돌잔치를 열어 친척들을 초대하여 성대하게 치렀다. 백설기, 수수경단, 무지개떡을 준비하여 잔치를 벌이며, 돌잡이를 하여 아이의 미래를 점치기도 하였다. 성년 의례는 아이가 성장하여 사회의 일원이 되는 통과 의례로 성년식이라고 하였다.

혼례는 남녀가 만나 한 가정을 이루게 되는 절차로 사회적 어른으로, 자녀를 기를 수 있는 양육자로 거듭나는 의식이다. 김해 지역에서도 전통 혼례에서 중매가 이루어지면 신랑 측 부모가 신부를 먼저 보고 마음에 들어야 날을 택해 아들과 함께 신부를 보러 가는 선보기를 하였다. 그 후 신랑과 신부의 사주를 오행에 맞춰 길흉을 점치는 궁합을 보고 양가의 부모가 혼인을 결정하였다. 혼례를 진행할 때 김해 지역에서 행해지는 벽사(辟邪)로 신랑이 신붓집으로 들어갈 때 마당에 짚불을 타고 넘거나 쌀겨나 콩을 넣은 가마니를 밟고 넘어갔다. 후례(後禮) 때 신부가 신랑집으로 들어갈 때도 대문 앞에서 짚불을 태우고 신부를 건너가게 한 뒤 신부가 물주전자를 들어 부엌의 물독에 붓는 의식을 행하였다. 일제 강점기 이후 신식 혼례가 들어와 광복 이후에는 예식장에서 혼례를 치르게 되고 의복과 절차가 간소화되었다.

수연례(壽宴禮)는 한 갑자, 60년을 살고 난 뒤 회갑(回甲), 진갑(進甲)을 맞이하고, 칠순, 희수, 망백의 의례를 치르는 것이다. 회갑은 태어나서 60년째 되는 생일, 진갑은 62세가 되는 생일인데 예전에는 일가친척과 마을 사람들을 초대하여 잔치를 열었다. 그러나 최근 노인들의 평균 수명이 늘어나 회갑이나 진갑, 칠순을 맞이하여 여행을 가거나 조촐하게 가족들이 모여 생일 축하를 하며, 팔순에는 잔치를 열어 가까운 친척들과 지인을 모시고 부모님의 무병장수를 축하하며 음식을 대접한다.

상장례(喪葬禮)는 죽은 이를 살아 있을 때와 같이 섬기면서 저승으로 보내는 마지막 효성을 다하는 의식이다. 망자가 죽는 순간을 맞이하는 임종에서 망자의 혼을 달래며 상주들이 장례를 준비하는 과정, 시신을 염습하고 입관하는 과정, 봉분을 조성하여 매장하고 집으로 돌아와 고인의 영혼이 저승에서 편히 쉬기를 기원하는 49제, 탈상까지 각종 의례가 있다. 김해 지역에서는 1970년대까지 마을 상조회에서 장례를 치렀으나 장례식장이 생긴 이후 전통 장례는 거의 볼 수 없게 되었다. 제례는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는 의식으로서 조상 숭배를 실천하는 의식으로 기제사(忌祭祀), 시제(時祭), 명절 차례가 있다. 기제사는 조상이 돌아가신 날 지내는 제사로 돌아가신 자정에 지내며, 시제는 묘사(墓祀)라고도 하는데 5대조 이상 조상의 묘에 가서 지내는 제사이다. 보통 한식이나 음력 10월에 집안 종중에서 주관하여 제를 지낸다. 명절에 지내는 차례는 명절 아침 고조 이하 직계 조상에게 지내는 제사로 설에는 떡국을 놓고 추석에는 송편을 올린다.

[김해의 세시 풍속]

김해의 세시 풍속은 농경 문화의 절기에 맞춘 의식과 놀이가 형성되었다.

정월 세시로 설과 대보름은 일년 중 가장 의미 있는 세시로 여겨졌다. 김해 지역에서는 차례를 지낼 때 상에 떡국을 올리고 차례가 끝나면 가족이 둘러앉아 떡국을 먹고 집안 어른들께 세배를 올렸다. 정월 대보름에는 의례와 놀이, 점복 등이 가장 많이 집중되어 있는데 김해 지역에서도 오곡밥 먹기, 복쌈 먹기, 부럼 깨기, 귀밝이술 마시기 등을 하였다. 마을 단위 행사로 대보름 전날 당산나무에 동제를 올리고, 보름 전부터 짚으로 새끼를 꼬아 큰 줄을 만들어 줄다리기를 하였다. 김해시 주촌면 내삼리 내삼마을에는 남성과 여성이 편을 갈라 줄다리기를 하여 여자들이 이겨야 풍년이 든다고 여겼다. 정월 세시와 관련한 점복과 금기가 있는데 설날 새벽 어느 짐승이 먼저 우는가로 점을 치는 것을 ‘청잠’이라고 하였다. 김해시 생림면 마사리 마사마을에는 소의 울음소리가 들리면 소가 잘 되고, 돼지의 울음소리가 들리면 돼지가 잘 된다고 여겼다. 또 정월 초순에는 복조리를 사서 걸어 두어야 복이 들어온다고 여겨 방문이나 부엌에 걸어 두었다. 한 해 신수를 알아보는 토정비결을 보거나 집안의 평안을 빌기 위해 안택굿을 하기도 한다. 정월 대보름 아침에는 우물이나 샘물을 남들보다 먼저 길러 가서 용왕먹이기를 하는 풍습도 있었다.

봄철의 세시 풍속으로 이월 초하루 머슴날에는 본격적인 농사를 준비하기 위해 머슴들에게 푸짐하게 음식을 장만하여 놀게 하였다. 삼짇날은 봄을 맞아 마을에서 경치 좋은 곳으로 가서 음식과 술을 먹고 노는 회초를 하였다. 청명과 한식은 다음 날이거나 하루 차이가 나는데 중국 개자추(介子推) 고사에서 비롯된 풍속으로 불을 쓰지 않고 찬 음식을 먹었다. 이때는 귀신이 액을 주지 않는다고 여겨 집수리를 하거나 무덤을 이장하기도 하였다. 사월 초파일은 부처님 오신 날로 연등을 달아 불공을 드렸다. 봄철 세시와 관련한 점복과 금기로 2월 1일 영등할매제를 지내는데 영등할매는 ‘바람할매’라고 하며, 이 제를 ‘바람올리기’라고도 한다. 영등할매가 하늘에서 내려올 때 딸을 데리고 오면 바람이 불고, 며느리를 데리고 오면 비가 내린다고 하였다. 그 외에도 경칩에 개구리 알 먹기, 장담그기, 풀뜯기 놀이, 곡우 못자리 만들기 등이 있다.

여름철 세시 풍속으로 5월 단오, 6월 유두, 7월 백중이 있다. 단오에 창포에 머리를 감으면 머릿결이 고와지고 윤이 난다고 믿었다. 여자들은 그네뛰기를 하고 남자들은 씨름을 하며, 수리취떡을 해 먹었다. 유두에는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으면 부정한 것을 씻어낸다고 믿었으며, 백중에는 머슴날이라고 하여 농사일을 하느라 고생한 머슴들을 위해 잔치를 열어 주었다. 모심기가 끝나고 마을의 머슴들이 모여 회초를 할 때 나이가 찬 머슴을 성인으로 인정해 주기도 하였으며 복날에는 개장국이나 닭백숙을 먹고 보양하였다.

가을철 세시 풍속으로 추석과 9월 중양절이 있다. 농작물을 수확하여 조상께 감사를 드리는 차례를 지내고 간단하게 제수와 술을 가지고 성묘를 한다. 추석에는 씨름이나 윷놀이, 그네뛰기를 하고 읍내에 소싸움 대회 구경을 가기도 한다. 중양절은 양의 기운이 가득찬 날로 객사하거나 기일을 모르는 조상들을 위해 제사를 올리고 절에 불공을 드린다. 10월에는 조상 묘소에 가서 시제를 올린다. 이 시기 금기와 점복으로 음력 8월, 특히 8월 8일에는 창호지를 바르지 않는다. 이때 바르면 도둑이 든다고 여겼다. 추석에 세존단지의 묵은 쌀을 햅쌀로 갈아 넣고, 성주신 등 집안의 가신들에게도 제미(祭米)를 올린다. 세존단지에 있던 묵은 쌀은 식구들끼리 밥을 해 먹었다.

겨울철 세시 풍속으로 동지와 섣달그믐이 있다. 동지는 한 해 중 밤이 가장 긴 날로 작은설이라 불렀다. 팥죽을 쑤어 조왕, 성주 등 가신에게 올리고 집 안 곳곳에 뿌려 잡귀나 액을 막았다. 섣달그믐에는 집 안 곳곳에 불을 켜 두고 잠을 자지 않고 날을 세는데 이를 ‘수세(守歲)’라고 하였다. 이날 자면 눈썹이 하얗게 센다고 여겼다. 동지 후 세 번째 미일(未日)을 납일(臘日)이라고 하는데 참새를 구워 먹는 풍습이 있었다. 아이들이 참새구이를 먹으면 마마에 잘 걸리지 않는다고 여겼다.

[김해의 민요]

민요는 기능에 따라 노동요, 의식요, 유희요 등으로 분류한다. 김해의 노동요는 「논매기노래」, 「모내기노래」, 「모찌기노래」 등 논농사와 관련한 노동요가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김해에서는 이런 농업 관련 노동요를 「등지」라고 하였다. 「망깨소리」, 「보리타작소리」 등의 비교적 단순한 구성의 노동요도 있으며 부녀자들이 길쌈을 할 때 부르던 「베틀노래」, 「삼 삼는 노래」 등이 전승된다. 의식요에는 장례를 치르는 과정에서 부르는 「상여가」, 지신밟기 등 세시 의식에서 불리던 「성주풀이」 등이 있다. 무가적 성격을 지닌 「성주풀이」는 서사무가가 민요화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유희요로 「아기 얼리는 노래」, 「한글뒤풀이」, 「그네뛰기노래」, 「화투노래」 등이 있다. 민요를 기능별로 나누었지만 실제 노동에서 고된 노동을 달래기 위한 유희를, 장례 의식의 슬픔을 달래기 위한 노래 속에 상여를 맨 사람들의 발걸음을 맞추기 위한 기능이 얽혀 있다. 부녀자들이 베틀에 앉아 길쌈을 하며 불렀던 노래에는 신세 한탄이나 노동의 흥을 돋우기 위한 정서도 담겨 있다.

현대에 와서 농사나 길쌈 등을 하지 않게 되면서 노동 현장에서 불리던 민요는 거의 전승되지 않는다. 또한 대중 매체의 발달로 다른 지역의 민요, 대중가요의 간섭이 발생하였고, 김해시에서 채록된 민요는 대부분 경상남도에서 채록된 민요와 유사한 면모를 보인다. 김해 지역의 민요는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1983년 발간한 『한국구비문학대계』8-9 경상남도 김해시·김해군 편에 68편이 수록되어 있다. 『김해시사』8권에는 『김해민속지』, 『진례면지』, 『가락의 전통』, 『김해의 삶, 민요로 듣다』 등에 김해의 민요가 수록되어 있다. 특히 『김해의 삶, 민요로 듣다』에는 271곡의 민요를 녹음하여 CD에 수록하여 제공한다.

[김해의 설화]

김해의 설화는 신화, 전설, 민담이 고르게 전하고 있다. 금관가야의 오랜 역사를 지닌 김해에는 수로왕(首露王)허황후(許皇后)의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문헌 설화에 전하는 신화로 『삼국유사(三國遺事)』 제2 기이 편 「가락국기(駕洛國記)」에는 구지봉에서 김수로왕의 탄강, 백성들이 김수로왕을 맞기 위해 불렀던 「구지가(龜旨歌)」, 김수로왕과 석탈해의 겨루기, 허황옥(許黃玉) 맞이와 혼인, 김수로왕의 죽음과 기림과 관련한 이야기가 전하고 있다. 구비 설화에서 「김수로와 허황후」는 거인으로 등장하며 생산성을 상징하는 커다란 성기로 거제까지 다리를 놓았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또 「김해 김씨와 김해 허씨」에서 허황후는 자식을 반으로 나누어 자신의 성을 따르게 하여 동성동본이 된 내력을 담고 있다.

김해의 전설은 인물 전설, 사찰 전설, 지명 전설 등으로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 사찰, 지명과 관련한 증거물이 남아 있는 이야기이다. 김해 지역에 전하는 인물 전설로 「김해 송장군과 매구」, 「호랑이 잡은 김해 송장군」, 「김해 안포수」 이야기가 있다. 송장군의 의기와 지혜, 애민 정신이 담겨 있다. 산이나 고개와 관련한 지명 전설로 남명 조식(曺植)과 아들 차산의 이야기가 담긴 「조차산(曺次山)」 전설, 수로왕의 장례와 관련한 「무척산」 전설, 황세 왕자와 여의 낭자의 사랑 이이가기 담긴 「여의고개」 전설이 있다. 못과 관련한 전설로 「내삼지」, 「아래가마소」 이야기가 있다. 또 절과 관련한 전설로 「감로사」, 「자암산 석불」, 「중봉사」 이야기가 전한다. 김해의 전설은 금관가야 시대의 김수로허황옥, 황세 왕자와 여의 낭자 같은 인물들이 등장하는 오랜 연원을 가진 이야기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역사적 인물로 남명 조식산해정(山海亭)을 열어 후학을 가르쳤으나 도술이 뛰어난 아들이 죽게 되었다는 「조차산」 전설은 영남학에서 퇴계와 양대 산맥을 이루었지만, 정계로 진출하지 않고 처사로 살았던 완고한 도학자로서 남명에 대한 인식이 담겨 있다. 또 사찰이나 석불과 관련한 전설에서 승려들의 탐욕으로 절이 사라지게 되었다는 데서 불교에서 경계해야 할 점을 알려 주고 있다.

민담은 흔히 옛이야기라고 하며, 백성들의 삶의 지혜와 해학이 담겨 있다. 문헌 설화에서는 충효와 열을 강조하거나 양반 사회의 봉건 의식, 가문 의식을 선양하는 이야기들이 대부분인데 구비 전승의 옛이야기는 충과 효와 열을 숭상하는 사회의 이면을 꼬집거나 양반 사회나 승려들의 타락을 풍자와 해학으로 드러내고 있다. 김해시에서 전해 오는 옛이야기에는 「국부가 망한 까닭」·「김해 김씨와 밀양 박씨 문중의 두 인물」·「개가법 유래」·「괴물을 퇴치한 처녀」·「가난뱅이를 도운 독사의 득천」 등이 있다. 「괴물을 퇴치한 처녀」는 처녀가 괴물을 물리친 이야기라는 점에서 여성 인물의 주체적인 역할이 돋보인다. 김해시에서 옛이야기 채록을 대대적으로 진행한 것은 1982년 부산대학교 국문학과 김승찬 교수 주도로 『한국구비문학대계』 편찬 시에 이루어졌다. 이때 200여 편에 달하는 옛이야기를 수집하여 『한국구비문학대계』8-9 경상남도 김해시·김해군 편으로 출간되었으며, 현재 한국구비문학대계 사이트에서 열람이 가능하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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