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94013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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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自然- 歷史- 金海- |
분야 | 지리/인문 지리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
지역 | 경상남도 김해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세훈 |
[정의]
경상남도 김해시에서 자연 경관과 역사적 장소를 둘러보며 걸을 수 있게 조성한 길.
[개설]
제주의 올레길을 시작으로 걷기 좋은 길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수요가 많아졌고, 이에 따라 전국의 여러 지방 자치 단체에서도 다양한 길을 개발하였다. 제주 올레길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모티프로 하여 조성한 길로서, 제주의 자연과 역사, 신화, 문화 등 다양한 문화 코드를 경험할 수 있는 길이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이나 제주 올레길의 경우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길인 반면, 김해에 있는 여러 길은 아직 하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김해의 여러 장소에 걷기 좋은 길이 조성되어 시민들이 김해의 오랜 역사를 이해하고 건강을 증진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산지는 문화를 구분하고 하천은 문화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고 하는데, 김해는 지형적으로 북동부에서 남서부에 이어지는 산지가 도시를 크게 양분하고 있다. 김해를 양분하는 산지의 연맥을 중심으로 북동부는 화포천으로 통합되는 지역이 있고, 남동부는 신어천, 해반천, 조만강 등이 서낙동강으로 합류하여 통합되는 지역이 있다. 그리고 김해시의 북쪽과 동쪽으로는 시를 전체적으로 끼고 돌아 흐르는 낙동강이라는 큰 규모의 하천이 있다. 서낙동강 유역은 과거 수로왕(首露王)과 허황옥(許黃玉)[허황후]의 만남과 관련한 역사적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이는 과거 서낙동강 일대가 바다에 해당하는 옛 김해만 지역이라 바다로부터 새로운 문화의 유입이 활발하였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화포천 유역은 서낙동강 유역에 비해 산지로 차단되어 외부와의 교통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곳으로 고대 가야의 유적도 적고, 현대에 들어서는 서낙동강 유역에 비해 도시화의 진전도 더딘 편이다.
이러한 연유로 김해의 길을 지역적으로 크게 ‘서낙동강 유역의 길’, ‘화포천 유역의 길’, ‘낙동강 본류 유역의 길’로 나누어 보고자 한다. 서낙동강 유역의 길은 김해 시내와 장유 지역에 형성된 길로 고대 가야국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고 현재 김해시의 주요 시가지에 해당하는 곳에 조성된 길을 말한다. 화포천 유역의 길은 진영읍과 한림면, 진례면 일대를 포함하는 길을 말하는데, 화포천 습지와 같은 자연 그대로의 상태가 잘 보전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낙동강 본류 유역의 길은 생림면, 상동면, 대동면 일대에 형성된 길로, 주로 낙동강 본류에 인접한 산악에 조성된 길을 말한다. 지형적으로 보면 평지를 걷는 평지 길과 산지를 둘러보며 걷는 산행 길로 구분할 수 있다.
[서낙동강 유역의 길]
서낙동강 유역의 길은 김해 시내 및 장유 지역 일대를 포함하여 상주 인구가 많고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다. 또한 이 일대는 선사 시대부터 시작하여 가야국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어 자연적인 경관 외에도 역사적으로도 볼 것이 많다. 여기서는 크게 평지 길과 산행 길로 나누어서 살펴보고자 한다.
1. 평지 길
가야사 누리길: 거북내라고도 불리는 해반천은 김해 도심을 흘러 조만강에 합류하는 12㎞ 남짓의 지방 하천이다. 이 가운데 부산-김해경전철의 가야대역~봉황역까지 5㎞ 구간은 건강 산책로와 자전거 코스로 시민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휴식 공간이다. 해반천은 도시가 급속히 팽창하는 과정에서 오염이 극심해지면서 죽음의 하천으로도 불렸으나 행정 당국과 시민들의 오랜 노력 끝에 생태 환경이 복원되어 생명의 하천으로 거듭난 곳이다. 이 해반천 옆으로 가야 문화의 유적지를 찾아가는 ‘가야의 거리’가 있다. 이 길은 국토해양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경남의 걷고 싶은 길 25선’에 선정된 도심의 주요 경관 축이다. 가야사 누리길은 가야의 거리를 품고 있고, 단순히 걷는 길이 아니라 찬란했던 가야 역사 탐방길이라고 볼 수 있다. 가야사 누리길 코스는 수로왕릉역-대성동고분박물관-가야의 거리-국립김해박물관-구지봉-수로왕비릉-김해읍성의 북문-김해전통시장-수로왕릉-한옥체험관-봉황동 유적지-자전거교육장-대성동고분박물관으로 이어지는 5㎞ 구간이다.
허황후 신행길: 서기 48년 인도 아유타국 허황옥 공주가 멀고 먼 수만 리 바닷길을 건너 가야의 땅에 도착해 수로왕과 만나 혼례를 올리고, 첫날밤을 치른 후 왕궁으로 들어가는 여정이 허황후 신행길이다. 이 길은 망산도 유주암-명월산 흥국사-수로왕릉-수로왕비릉-구지봉-국립김해박물관으로 이어지며 도보와 차량 이동을 병행해야 한다. 김해시청을 기점으로 20㎞ 남짓 차를 타고 가면 용원 앞바다에 망산도 유주암이 있는데, 이곳은 2,000년 전 허황후가 배에서 내려 첫발을 디딘 곳으로 전해진다. 이곳의 탐방을 마치면 허황옥과 수로왕이 첫날밤을 치른 곳으로 알려진 명월산 흥국사로 차를 타고 10㎞ 정도 이동한다. 흥국사에는 대웅전, 극락전 외에도 허황후전이 있는데, 이곳에는 수로왕과 허황후의 존영과 함께 사왕석(蛇王石)이 있다. 좌불 좌우에 뱀이 불상을 옹호하듯 고개를 든 모습이 우리나라 불교 조각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인도 불교의 남방 전래설을 증명하는 유물 중 하나로 알려진다. 대웅전 왼편에는 ‘가락국태왕영후유허비’가 있다. 흥국사에서 김해 수로왕릉까지 차량으로 이동하여 수로왕비릉-구지봉-국립김해박물관을 돌아보면 허황후 신행길 탐방이 마무리된다.
봉리단길: 개성 넘치는 카페와 식당, 작은 공방이 있어 많은 젊은이가 찾는 핫 플레이스에 흔히 ‘~리단길’이라는 이름이 붙는데, 김해 봉황동 원도심 거리에도 봉리단길이 있다. 김해시 김해대로2273번길부터 김해시 가락로37번길 사이 약 800m 구간을 ‘봉리단길’로 부르지만 정확한 도로 이름은 봉황대길이다. 과거 점집이 많이 몰려 있어 ‘신의 거리’로도 알려져 있고, 지금도 걷다 보면 점집이 간혹 보인다. 카페 거리인 봉리단길은 출발과 종착점이 따로 없다. 김해 수로왕릉, 김해중학교, 봉황역 방면 어디서든 갈 수 있다. 봉리단길의 가게는 새롭게 지어진 현대식 건물이 아니라, 대부분 오래된 건물을 젊은 감각과 복고 느낌을 더하여 개조해 레트로풍의 분위기가 강하다. 독특한 느낌의 작으면서도 다양한 가게와 구불구불한 골목은 걷는 재미를 더한다.
서낙동강 둑길: 서낙동강 둑길은 김해시 안동에서 출발해 부산광역시 강서구를 거쳐 다시 김해시 대동수문으로 돌아오는 길로 서낙동강 상류와 낙동강 본류를 조망하게 된다. 코스는 안동 초선대-시만교-강변 장어거리-김해 카누경기장-김해교[옛 선암다리]-평강수문-낙동강 제방-대저수문으로 이어진다. 전체 12㎞로 비교적 긴 구간이지만 대부분 평지여서 가족끼리 같이 걷기에도 좋으며, 걷고 쉬고를 반복해도 4시간이면 충분하다. 시작점인 안동 초선대는 ‘신선을 초대한다’는 뜻으로 가락국 2대 왕인 거등왕의 설화가 전해 오는 곳이다. 중간에 지나가는 김해교[옛 선암다리]에는 황금색과 옥색의 아치 조형물 두 개가 서 있는데, 이 상징 조형물은 ‘금옥문’으로 황금색은 수로왕, 옥색은 허황후를 상징하며, 다리의 중앙 분리대 역할을 하는 백마 조형물은 신하를 상징한다. 금옥문의 몸체를 구성하는 무늬는 수로왕과 허황후의 용포에 나타난 문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도착 지점인 대저수문은 서낙동강과 낙동강이 구분되는 곳으로 일제 강점기인 1934년에 세워졌다가 지난 1987년에 재가설된 시설물이다.
율하천 둘레길: 장유 율하천은 김해시의 관동동과 율하동의 경계를 따라 흐르는 도심 속 하천이다. 상류인 신안마을에서 조만강 합류부까지 전체 5.5㎞ 가운데 신안마을-신리1교 구간 3.5㎞에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다. 아파트 단지가 조성된 후 율하천을 따라 자연스럽게 조성된 카페 거리에 책방, 공방과 같은 문화예술 공간이 들어서며 율하천 둘레길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관동공원에 들어서면 가야 시대 복원 건물과 문화 유적 조사에서 확인된 청동기 시대 주거지 흔적, 고인돌 등을 볼 수 있다. 율하천 둘레길은 생태, 역사, 문화를 간직한 도심의 휴식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2. 산행 길
분성산길: 분성산은 동상동, 북부동, 활천동, 삼안동에 걸친 김해의 진산이다. 분성산은 그다지 높지 않은 데다 접근성이 좋아 김해 시민이 가장 많이 찾는 곳으로, 오르고 내리는 길이 다양하다. 삼계동 김해시민체육공원을 출발해 분성산 임도-김해천문대-김해가야테마파크-만장대 코스와, 동상동 롯데캐슬가야2단지-사충단-만장대[해은사]-분산성-김해천문대, 가야대학교-김해천문대-소도마을로 이어지는 분성산 임도길 등 3개 코스가 있다. 어느 코스로 올라도 분산성과 김해천문대에서 내려다보는 조망이 압권이다. 김해 분산성은 둘레 약 923m, 폭 8m 정도로 쌓은 성벽으로,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다. 정상에 올라서면 낙동강 하류의 드넓은 김해평야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신어산 종주길: 김해시를 병풍처럼 감싼 신어산은 수로왕과 허황후의 신화가 서린 성산이자 김해를 대표하는 산이다. 북동쪽으로는 낙동강이 굽이굽이 돌아 흐르고, 남쪽에는 광활한 김해평야가 펼쳐진다. 사시사철 수려한 경관과 등산로 곳곳에 자리한 기암괴석, 시원하게 펼쳐지는 산 아래 풍광을 즐길 수 있는 전망대 등이 있어 어느 곳으로 올라도 감탄사가 나온다. 능선에 올라서면 걷는 내내 시가지를 바라보면서 산행할 수 있고, 정상에 서면 무척산, 토곡산, 매봉, 오봉산, 금정산의 고당봉과 파리봉 등이 보인다. 신어산은 산세가 넓게 펼쳐진 산이라 오르고 내리는 구간이 한둘이 아니다. 정상만 다녀오는 것으로 산행 계획을 세웠다면 삼방동 신어산 자락에 있는 은하사를 기점으로 하면 된다. 은하사를 종착점으로 하는 종주길은 3개 코스가 있는데, 불암동 김해교 건너편-전망바위-돛대산-철쭉광장-정상-헬기장-은하사 코스와, 성안리-까치산-생명고개-동봉-정상-영구암-은하사 코스, 고암마을-전망대-동신어산-백두산 갈림길-전망대-까치산 갈림길-생명고개-정상-헬기장-영구암-은하사 코스가 있다. 이 중 고암마을에서 출발하는 코스가 가장 길고 힘들다.
대청계곡 누리길: 불모산과 용지봉에서 흘러내린 대청천과 장유대청계곡을 아우르는 대청계곡 누리길은 대청천 친수공원에서 시작된다. 오르다 보면 인공 폭포와 물레방아가 있고, 장유사와 용지봉 오르는 길로 나무 덱을 타고 걸어가다 보면 나오는 희망공원에서 누리길이 끝난다. 조금 더 욕심을 내서 장유사 방향으로 오르면 인공 폭포가 아닌 자연 폭포와 만나게 된다.
용지봉길: 용지봉은 대청동과 진례면, 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 불모산동에 걸쳐 있는 산으로, 창원 정병산에서 불모산으로 뻗어 내려가는 줄기에 있다. 용지봉은 장유 주민의 여름 피서지로 각광받는 장유대청계곡과 장유화상의 사리를 모신 사찰인 장유사가 있어 유명하다. 용지봉 등산로는 진례면 노티재에서 비음산-대암산-용지봉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가장 일반적인 용지봉길 탐방은 장유대청계곡 입구인 상점교를 지나 폭포 휴게소에서 시작한다. 산행이 부담스럽다면 자동차로 장유사까지 도로를 타고 올랐다가 정상을 거쳐 다시 장유사로 내려오는 최단 코스도 있다.
[화포천 유역의 길]
화포천 유역의 길은 김해시 진영읍과 한림면, 진례면 일대에 해당하는 길을 말한다. 이 지역은 서낙동강 일대 유역에 비해 인구가 적고 자연 상태가 양호하게 보전되어 있다.
화포천 생태공원길: 낙동강 배후의 자연 습지이자 국내 최대 규모의 하천형 습지인 화포천습지는 친환경 생태 도시 김해를 상징하는 곳이다. 진영읍 본산리-한림배수장까지 8.4㎞ 구간이 화포천습지로 지정되었는데, 이곳은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100선’에 선정된 곳이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봉하마을 사저에 머물면서 자주 찾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화포천 생태공원길은 슬로 시티로 거듭나는 김해의 속살과 생전에 사람과 자연을 사랑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길이다. 생태계의 보고답게 식물, 곤충, 어류, 양서류 등 812종의 생물이 어우러져 살고 있으며, 24종의 멸종 위기 동식물이 관찰되는 곳이다. 먼저 화포천습지생태공원생태학습관에 가면 4개의 탐방 코스를 확인할 수 있다. 화포천습지 전체를 둘러보고 체험하고 싶다면 ‘화포천 아우름길’로 이름 지어진 7개의 코스를 따라가면 된다.
봉하마을 대통령의 길: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은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노무현의 고향이자 영면한 곳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 후 생가 인근 사저에 머물면서 즐겨 다니던 생태 산책길을 ‘대통령의 길[봉화산 숲길]’이라 부른다. 이 길은 대통령 묘역에서 출발해 마애불-사자바위-정토원-호미 든 관음상-편백나무 숲길-장방리 갈대집-본산 배수장-약수암-생태연못-깨어있는 시민 문화체험전시관으로 이어지는 1길과, 대통령 묘역-마애불-사자바위-정토원-호미 든 관음상-도둑골-생태 연못-깨어있는 시민 문화체험전시관까지 걷는 2길이 있다.
평지못 둘레길: 닭백숙 마을로 유명한 진례면 신안리 평지마을에는 ‘평지못 둘레길’이 있다. 평지못은 농업용수를 공급하고자 만들어진 곳으로 진례저수지라고도 부른다. 도심과 많이 떨어져 있어 조용하고 한적하다. 저수지 둘레를 도는 1.5㎞의 비교적 짧은 구간이고, 식사 나들이를 겸한 산책 코스로 인기가 있다.
[낙동강 본류 유역의 길]
낙동강 본류 유역의 길은 김해시의 생림면, 상동면, 대동면 일대의 길을 말한다. 이 길은 낙동강 본류에 인접한 높은 산지에 해당하여 대부분 산행 길에 해당한다.
무척산 생철리길: 생림면과 상동면에 걸쳐 있는 무척산은 수로왕과 수로왕비의 전설과 신화가 숨어 있는 곳으로 ‘전설 따라 걷는 길’로 알려져 있다. 무척산 생철리길은 무척산 주차장에서 시작해 수로왕비의 전설이 깃든 모은암과 산정 호수인 천지를 거쳐 정상인 신선봉-여덟말고개로 이어지는 6.3㎞ 구간이다. 어머니를 그리는 애틋한 모정을 담은 모은암, 오랜 세월의 풍상을 온몸으로 받아 내 기묘한 형상으로 등산객을 반기는 바위 군상, 다양한 모양의 나무 등 걷는 내내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명품 길이다. 무척산의 천지에도 수로왕과 관련한 전설이 전해 내려와서, 길을 걸으며 옛이야기를 알아 가는 재미도 있다.
백두산 누리길: 대동면 초정리 대동초등학교 정문에서 시작하여 원명사 갈림길-체육공원-육형제 소나무-정상을 거쳐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4.8㎞ 코스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신어산 연봉의 하나인 백두산은 김해 시민의 새해 해맞이 장소로 잘 알려져 있다. 백두산 누리길은 걷기도 수월하고 정상에서의 조망도 뛰어나 연중 시민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누리길이다.